꽃에서 나온 코끼리 그림책이 참 좋아 37
황 K 글.그림 / 책읽는곰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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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에서 나온 코끼리

 

황K

책읽는곰

 

 


달개비떼 앞에서 쭈그리고 앉아

꽃 하나하나를 들여다본다.

이 세상 어느 코끼리 이보다도 하얗고 이쁘게 끝이 살짝 말린

수술 둘이 상아처럼 뻗쳐 있다.

흔들리면

나비의 턱 더듬이 같은 수술!

그 하나에는 작디작은 이슬 한 방울이 달려 있다.

혼처럼 박혀 있는 진노란 암술

그 뒤로 세상 어느 나비보다도 파란 나비 꽃잎!

금방 손끝에서 날 것 같다.

그래, 그 흔한 달개비꽃 하나가

이 세상 모든 꽃들의 감촉을 .....

상아 끝에서 물방울이 떨어져

풀잎 끝에서 꼭 한바퀴 구르고

사라진다.

 

- 황동규 <풍장 58>

 

 

이 그림책은 황동규 시인의 <풍장 58>이란 시에서 비롯되었다.

'이 세상 어느 코끼리 이보다도 하얗고 이쁘게 끝이 살짝 말린

수술 둘이 상아처럼 뻗쳐 있다.' 이 구절을 통해 이 그림책을 떠올린 작가 황K.

 

아름다운 시 구절만큼이나

서정적이고 마음 따뜻한 그림책을

아이와 함께 들여다보았다.


 

집으로 가는 길, 산들바람이 분다.

바람이 풀숲을 스치는 소리가 들린다.

 

으응, 처음 보는 꽃이네?


시의 느낌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그림!

정말,

꽃 속에서 상아한쌍이 보이는 듯 하더니

 

저.....저건?

 

동화에 나오는 엄지공주같이

불면 날아갈까, 만지면 부서질까

작고 귀여운 코끼리 한마리를 만나며

'코끼리가 무엇을 좋아할까?' 생각하며

 주섬주섬 자신의 가방에서 하나씩 물건을 꺼내는 아이.

 

아이가 준 바람개비를 들고 신나하는 코끼리가 마냥 행복해보인다.



꿈을 꾸는 듯한 느낌.

마치 별똥별이 떨어지는 걸 보면서 신비로우면서도

별이 모두 떨어지면 어쩌나 가슴이 조마조마했다는 표현은

이 작은 코끼리를 만나는 감정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이 순간이 바람처럼 날아가면 어쩌나, 별똥별처럼 사라지면 어쩌나...


"내 이름은 한별이야.

너는... 꽃에서 나왔으니까 꽃끼리라고 부를게."

 

위기의 순간을 지나

다시 꽃 속으로 들어가는 코끼리에게

작가는

이 그림책의 시작이 '시'에서 시작된것처럼

김춘수의 시 '꽃'을 떠올리는 마무리를 지어준다.

 

아이들과 함께 한별이가 아기코끼리에게 준 바람개비도 만들어보고~

코끼리처럼 후~~ 불어서 바람개비를 돌려보기도 하고.

 

 

 

떠올릴 수록 꿈같이 사랑스런 이야기.

어느 길 가에서 '꽃끼리'를 만날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꽃을 자세히 들여다 봐야할 것 같은 오늘.

 

자꾸만 마음속으로 떠올리게 되는 그림책

 [꽃에서 나온 코끼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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