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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정말 천국일까? ㅣ 초등 저학년을 위한 그림동화 14
요시타케 신스케 글.그림, 고향옥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16년 10월
평점 :
이게 정말 천국일까?
요시타케 신스케 글,그림 , 고향옥 옮김
주니어 김영사
[이게 정말 사과일까?] 그림책을 접한 이 후
주목하게 된 작가 '요시타케 신스케'.
같은 패턴의 그림책이라 신선함이 떨어질 법도 한데,
그의 익숙한것 다르게보기, 다르게 접근하기 시각은
늘 새로운 충격을 준다.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구나!'

이번에 나온 그림책, [이게 정말 천국일까?]는
할아버지가 소천하고 난 뒤,
할아버지가 상상하는 '천국'에 관한 기록을 발견하면서부터 시작된다.
할아버지가 그려 본, 죽음 후의 세계.
과연 어떤모습을 상상하셨을까?
몇 해 전,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장례식장에서 조문객들을 맞이해 본 적이 있는 아이들과 함께
그림책을 들여다 보았다.

책상에 앉아 있는 할아버지의 모습으로 시작된 속지,
그리고 빈 침대.
글의 시작은
"얼마 전에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어요." 시작된다.
온 가족이 할아버지의 유품을 정리하고 있는 중에
아이가 발견한 공책 한권.
겉에는 '천국에서 뭐 할까?' 라고 적혀있고,
안에는 그림과 글이 빽빽히 적혀있었다.

천국을 마치 소풍처럼 여기신듯한 옷차림!
다시 태어난다면 커피 분쇄기가 되고 싶으시다고?!

이런 무덤을 만들어 줬으면 하고 그린 그림은
놀라우면서도
납골당에 모셔진 아이들의 할아버지를 떠올리게했다.
아이들에게 물어봤다.
할아버지 무덤이 어떤모양이면 좋을것 같냐고.
책을 보며 고민하더니, 무지무지 큰 미끄럼틀 모양이었으면 좋겠단다.
이런 모양이면, 할아버지를 잊을래야 잊을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늘 가서 놀면서 무덤을 찾게될 테니 말이다.
*
죽음이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를
'할아버지의 노트'라는 소재를 통해 접근하기 쉽게 풀어놓은 그림책.
우리나라에서 '죽음'이라는 소재는 그리 환영받는 그림책 이야기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 그림책이 이슈가 되고 관심을 받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요시타케 신스케 라는 그림책 작가의 유명세 때문일까?
아니면 지진과 어수선한 정세때문일까.
무엇보다, 이 그림책이
아이의 시선에서
죽음과 삶을 동시에 보게 하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할아버지는 죽는 게 엄청 무서워서 그림을 그렸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상상을 하면서 정말 즐거웠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할아버지의 노트를 보며
아빠와 아이가 나누는 대화에서
죽음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사람은 언젠가는 죽는단다. 그게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말이야.
그렇다면 죽은 다음에는 어떻게 지낼까 생각해 보거나
남은 가족에게 바라는 걸 떠올려 볼 수도 있겠지?
그걸 누군가에게 말해도 좋고 공책에 적어 봐도 좋아."
그리고,
아이가 만든 '천국에서 뭐 할까?'공책과
'오늘은 뭐 할까?' 공책.
끝까지 웃음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죽음'이라는 무거운 소재를 '삶'과 연결시키며
아이들도 자신의 '오늘'을 생각하게 해 준,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그림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