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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ㅣ 보림 창작 그림책
윤동주 시, 이성표 그림 / 보림 / 2016년 10월
평점 :
윤동주 시 그림책 [ 소년 ]
윤동주 시, 이성표 그림
보림

가을이다.
단풍도 곱게 물들고, 국화꽃 향기가 은은하게 풍겨오는
쓸쓸하지만 아름다운 가을.
그 가을을 담은 그림책을 만났다.
윤동주 시 그림책 [소년]
쪽빛의 하늘을 연상케하면서도 슬픔을 연상케하는 푸른 빛.
그림책의 소년은 그 푸른빛을 띄고 있었다.

윤동주가 1941년에 엮은 자선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에 실린 작품인 [소년]
그 전문은 이러하다.
소년
여기저기서 단풍잎 같은 슬픈 가을이 뚝뚝 떨어진다.
단풍잎 떨어져 나온 자리마다 봄을 마련해 놓고 나뭇가지 위에 하늘이 펼쳐 있다.
가만히 하늘을 들여다보려면 눈썹에 파란 물감이 든다.
두 손으로 따뜻한 볼을 씻어 보면 손바닥에도 파란 물감이 묻어난다.
다시 손바닥을 들여다본다.
손금에는 맑은 강물이 흐르고, 맑은 강물이 흐르고, 강물 속에는 사랑처럼 슬픈 얼굴 ㅡ
아름다운 순이의 얼굴이 어린다.
소년은 황홀히 눈을 감아 본다. 그래도 맑은 강물은 흘러 사랑처럼 슬픈 얼굴 ㅡ
아름다운 순이의 얼굴은 어린다.
이렇게
산문시처럼, 어찌보면 수필의 한 단락처럼 적혀있던 시였다.
윤동주의 시집에 실려 있었음에도
흘려보냈었던 시..
이성표님의 그림으로 만난 시는 새롭게 다가왔다.
한 소절 한소절을 되뇌이게 했다.


시어와 그림과의 만남.
슬픈 가을은
어느새 하늘이 되고,
하늘을 들여다 보다 내게 물든 푸른 물감은
강물이 되어 흐르고
잊을 수 없는 슬픈얼굴
사랑처럼 황홀한
순이를 떠올리게한다.
한 편의 시가 그림과 만나
마음을 더욱 울리게 하는 그림책.
암울한 시대 배경이
가을의 단풍조차 슬프게 보이게하고
사랑하는 순이조차 슬픈 얼굴이 되게했던 건 아닐까.
윤동주 탄생 100주년을 즈음하여
윤동주와 관련한 영화와 책이 다시 조명되고있다.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길 바랐던
청년 윤동주.
그의 시를 담은 그림책으로
이 가을, 그의 감성속으로 들어가 보는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