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3호 열차 - 제5회 정채봉 문학상 대상 수상작
허혜란 지음, 오승민 그림 / 샘터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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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정채봉 문학상대상 수상작] 503호 열차

 

허혜란 글, 오승민 그림

샘터

 

 


검은색 기차가 달려온다.

 

제 5회 정채봉 문학상 대상 수상작 [503호 열차]

이 열차는 어떤 이야기를 싣고 달리는 것일까.

이 동화는 1937년 강행된 구소련의 '고려인 강제 이주'라는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하고있다.

2017년은 고려인 강제 이주 80주년이 되는 해.

일제 강점기에 우리 민족이 겪었던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국경 밖에 있었던 일이라

쉽게 지나치고 기억하지 않았던 이야기를

이 책에서 들려주고 있었다.


어느날 갑자기.

추수할 곡식을 뒤로한 채

짐이나 가축을 싣는 열차에 몸을 싣고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채 옮겨진 사람들.

그들은 연해주에 살던 조선사람들, '고려인'들 이었다.

 

일본과 새로운 관계를 맺고자 하던 소련의 스탈린 정부에 의해

'일본간첩'이라는 누명을 쓰고

연해주에서 중앙아시아로 이주되는 중에

한달 이상의 긴 여정을 추운 기차 안에서 보내야했다.

기차를 타기 전에

이미 헤어진 가족도 있었다.

글을 쓰거나 신문을 만드는 아빠들은

곧 돌아온다했지만, 다시 만나지 못했다.

 

12살 사샤.

아빠는 사샤에게 네 생각과 네 행동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다면서

강해져야한다고 마지막 당부를 남겼다.

어떤 경우에도 두려워하지 말라고,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한다면서 말이다.

 

자신을 낳다가 돌아가신 어머니.

아버지마저도 그렇게 이별하고나서

사샤는 삼촌과 할머니와 함께 기차에 오른다.

 

 

함께 있기에, 그래도 견딜 수 있었는데...

503호 비극열차는

빽빽하던 사람들을 한명씩 앗아간다.

 

사샤의 이웃동생도, 사샤의 할머니도.

 

그런데, 이 비극의 상황에서도

새생명이 태어나고, 새로운 시작을 상징하는 결혼식도 올려진다.

삼촌의 결혼식이 있던 날,

할머니는 주머니에 꽁꽁싸매어 두었던 것을 삼촌에게 쥐어준다.

그것은 '씨앗봉지'였다.

 

벼, 밀, 보리, 배추, 무, 상추, 열무, 호박.....그리고 무궁화

 

"그것이 생명이여! 그것이 희망이고. 그것이 내일이지."

 

*

 

비극적인 강제이주 상황을 다루는 역사 동화이면서도

가슴을 울리는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는 글이었다.

절망의 상황에서도 피어나는

생명, 시작, 그리고 희망.

 

생활동화가 아이들이 읽는 대부분의 글을 차지하는 지금,

'그 때'의 아이들은 어떤 상황이었는지 돌아보게 하고

그 가운데서도 희망을 보게하는 동화 [503호 열차]

 

진지하게 아이들과 함께 들여다보길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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