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개천은 쓰레기를 버리는 곳이었다?
유럽의 하이힐과 향수가 길거리에 오물을 버려서 발생한 더러움과 냄새 때문에 만들어 졌다는 말은 들어봤지만, 조선의 모습도 그와 별반 다를 게 없었다는 것이 의아했다. 사극 드라마에서는 언제나 정돈 된 풍경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었으니 말이다. 성군이라 여기며 칭송받는 세종대왕도 여러 정치적 이유로 그것을 그대로 지켜보았지만, 영조 임금은 준천사업을 해서 하천에 쌓인 쓰레기와 흙, 모래를 퍼냈다는 것도 이번에 알게 되었다.
땔감으로 쓰기 위해 산의 나무를 베며 일어난 환경파괴와 (당시 영의정이었던 이천보의 주장) 대책없이 방치되었던 쓰레기 문제로 사람들이 더 많은 질병을 겪게된 것 까지, 쓰레기 문제는 그저 방치해서는 안된다는 것과 함께 장기적이 대책을 세워야 함을 보게 한다.
쓰레기라고 하면 불필요하고 더이상 쓸모없어서 버리는 것이라 여긴다. 더이상 사용하지 않는것, 더이상 먹을 수 없는 것, 그래서 내게서 거리를 두고 싶은 것이라고 말이다. 그런데, 사람이 살아가면서 피할 수 없이 함께 나오는 것들이 쓰레기다. 우리는 이 쓰레기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이 쓰레기에 대한 모든 것을 담고 있는 책이 나왔다.
'쓰레기'라는 단어를 제목에 담고도 참 이쁘게 나온 책. 표지도, 담긴 내용도 내가 알던 쓰레기를 다시 보게 만든다.
《쓰레기 과학》 집파리에서 인공지능까지 우리가 하찮게 여기는 쓰레기의 모든 것 ㅡ 제목조차 직관적이다. 방금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며 하찮게 여겼던 순간을 보기라도 한 듯 말이다.
쓰레기가 발생하면 어딘가 버려야한다. 새벽마다 우리가 내놓은 쓰레기들은 차에 실려이동한다. 땅속에 묻기도하고 아무것도 없는 지역을 찾아 바다 한 가운데, 우주 저 멀리 보내는 연구도한다. 때로는 예상치 못한 일들이 발생하기도하고, 여러 분들의 지혜가모여 쓰레기섬이 사람들이 찾는 공원이 되기도 한다.
쓰레기 처리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방법 '매립' 즉 땅에 묻기가 1부에 다뤄진다. 금성이 우주 쓰레기 행성이 될 수 도 있다? 우주 쓰레기장 이야기부터 집파리가 어떻게 쓰레기 더미에서 살아남았는지 집파리에 대한 이야기에서 쓰레기에 흙을 덮어 문제를 해결한 위생매립(단지 흙을 덮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로그 함수가 사용된다!), 그리고 갯벌을 간척한 자리에 위치한 지금의 수도권 매립지가 만들어지게 된 과정부터 대규모 쓰레기 수집과 운송을 가능하게 한 실린더를 사용한 특장차 이야기까지, 쓰레기에서 시작한 이야기라 우리가 버리는 쓰레기의 종류나 양, 환경, 쓰레기를 줄이자라는 이야기가 나올 줄 알았는데 역사가 나오고 수학이 등장하며, 양자이론이 나오고, 발명가와 도구, 철학자의 이야기가 나온다. 쓰레기로 몰락한 도시 레바논의 베이루트와 헤즈볼라가 쓰레기 처리를 잘 하면서 민심을 얻은 이야기까지! (쓰레기를 처리하는 중장비 중 포클레인이 굴착기를 만들었던 프랑스 업체 이름이었다는 것도 처음 알게되었다. 그 뜻이 무려 '아마꽃이 있는 연못'이라는 것도!) 지방 소멸이라 하는 지금, 지방에 쓰레기를 불법야적하는 씁쓸한 이야기도 있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