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테의 파우스트. 세상 모든 것을 탐구하는 데 인생을 바쳤으나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해 절망에 빠진 파우스트가 검은 푸들 형상을 한 악마 메피스토펠레스의 제안을 받아들인, 악마에게 영혼을 판 이야기로 알고 있는 이야기. 명작을 요약하고 짧게 소개하는 것은 물론, 작품 안에 자본주의의 탄생을 보여주는 듯한 장면을 소개하는 것까지 -이렇게 콕 짚어 말해주지 않았다면 그냥 지나쳤을! - 괴테가 살았던 시대가 18세기 라는 것도 같이 보게 해주는 글이었다. 동시에, 연구실에서 쌓는 지식이 무가치하다며 직접 세상을 경험하러 나선 파우스트의 모습을 보며, 직접 경험과 간접경험, 어느쪽이 더 중요한지, 또 각각의 분야에서는 어느쪽의 지식이 유리한지, 인공지능에 점점 의존하는 우리의 모습이 마치 메피스토와 계약하는 파우스트의 모습은 아닌지, 우리는 무엇과 어떤 계약을 맺고 있을까도 생각하게했다.
콘텐츠를 비평하거나, 막연히 보고만 있던 영상과 글, 만화를 더 깊이 생각하게 하는 글들도 좋았다. <그럼 네가 만들어봐>라는 일본 드라마를 통해 마음을 알아주는 일을 생각해보고, '서울 자가에 대기업에 다니는 김부장 이야기'를 보며 무너진 자리에서 다시 일어나는 중년의 이야기를 통해 인구 고령화와 지방소멸 이야기를 끄집에 낸다. 김 부장이 지방으로 이주한다면? 이 대안이 인구 고령화와 지방 소멸이라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해결책중 하나로 제시된다. 일리가 있다. 지방에서 직원을 구하지 못해서 수도권으로 이전하는 기업들에게도, 또 인구가 계속 유출하여 고객이 줄어드는 상황에 폐업을 하는 소상공인들에게도 경제력을 갖춘 인구가 유입된다면 지역 경제가 활기가 돌 것이 아닌가.
휘리릭 넘기며 관심가는 주제 부터 살펴봐도 좋고, 책 서두에 나오는 '하루 10분 독서 플래너'에 따라 날짜에 맞춰 놓치는 기사 없이 꼼꼼하게 읽어봐도 좋을 《고교 독서평설》. 시사와 문학, 문학과 비문학을 넘나드는 풍성한 읽을꺼리로 날마다 새로운 좋은 벗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나누는 기분이 들게하는 잡지. 마음 속에서 떠나지 않는 입시에 대한 부담까지도 나눌 수 있는 글이 가득 담긴 책, 《고교 독서평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