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내게 한국 도시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유홍준님의 관점을 빌려 문화유산 답사 쪽이나, 지역 특산품과 독특한 점을 찾아가는 관광에 맞춰져 있었다. 정작 한국의 도시에 발을 딛고 살면서도 과거 유산과 외지인의 관점에서만 보았지, 오늘 지금 변화하는 내가 사는 이곳의 삶으로는 직시하지 못했음을 김시덕 도시문헌학자의 글을 읽으며 보게되었다.
매일 뉴스로 보도되고, 길을 걸으며 수없이 지나쳤던 광고와 알림이지만 무심히 넘겼던 정보들이 인구와 산업, 교통에 주목하여 2026년 한국 도시를 예측한 《한국 도시 2026》안에 구슬이 줄에 꿰어져 보배가 된 듯 담겨있었다.
1부에는 인구, 산업, 교통 등의 분야별로 전국적인 동향을 살펴보고, 2부에서는 3대 메가시티와 6대 소권별 사안을 다루고 있었다.
2025 조기 대선과 2026년 지방선거, 2028년 총선과 2030년 대선. 선거 등 정치와 맞물려 지하철노선 확장과 경상도권 공항 신축, 국가 안보로 시작되었지만 국토 균형발전에 무게 중심을 둔 행정수도 이야기까지, 수 많은 공약속에서 ㅡ수많은 소음 속에서 ㅡ 진짜 정보를 찾아내는 능력을 길러야 함을 보게 된다.
한국은 더이상 미국과 중국, 서방진영과 권위주의 진영 사이에서 눈치보며 실리만 취할 정도로 작은 나라가 아님을, 국제적 위상과 힘이 커진 나라라는 것도 짚어주었다. 그 속에서 국제 정세를 이해하지 못하면 한국 도시의 미래도 올바로 예측할 수 없음을 중국 자본을 받아들여 지역을 일으키려다 멈춘 새만금 간척지, 인천 영종도 미금시티 등을 통해 보여준다.
지역에 관한 이야기는 민감하게 볼 수 밖에 없었는데, 특히 잘못된 정보..(대구 공항은 수성구가 아니라 동구에 있다 p.139 오타 정정 필요).
옥외 간판이나 광고에서 군위 신공항 건설을 많이봐서 확정인줄 알았는데, 기부 대 양여 방식에서 국방부 주도 사업방식으로 바꾸려고 하고 있고 현재 30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신공항 완공이 더 늦어질거라는 것도 책을 통해 보게되었다. 건설업계의 불황을 겪는 지금, 선거 공약으로 우선 기부 양여로 일을 벌였다가 어려우면 국가사업으로 넘기려는 전략...책에 적힌 수많은 사례들을 보며 나라 전체에서 어떤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지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