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양말 탐정단 - 2025 뉴베리 아너상 수상작 I LOVE 스토리
샤넬 밀러 지음, 심연희 옮김 / 보물창고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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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제공 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뉴욕 양말 탐정단 (뉴베리 아너상)

샤넬 밀러 지음, 심연희 옮김

보물창고




새로운 지역에 이주를 하고 정착하여 삶을 이어간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열 해가 넘게 세탁소를 운영하며 뉴욕에서 살아온 매그놀리아 가족이지만, 여전히 이방인 취급을 받는다. 동양인이어서 그런 것일까. 본국 풍습을

기억하고 그것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잘못은 아닌데말이다.


매그놀리아에게 세탁소는 부모님과의 추억이 담긴 곳이자 여름 휴가 없이 '커다란 사과'(뉴욕)에 갇혀있어야 하는 원인이 되는 애증의 공간이다.


그러던 어느 날, 진상 손님으로 한바탕 소동이 일어난 날, 10살 생일을 맞이한 매그놀리아가 엄마의 친구 람 아주머니의 딸 아이리스와의 만남이 '뉴욕 양말 탐정단'의 창립으로 이어질 줄 누가 알았을까. 주인 잃은 양말을 게시판에 전시해 두었던 것이 손님의 화풀이 대상이 되고, 낙심한 매그놀리아가 버렸던 그것을, 아이리스가 그 양말 주인을 찾아주자고 제안한 것이다.






'인생은 자신을 둘러싸고 알아서 펼쳐지거나 일어나는 일들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속에서 매그놀리아는 그저 관찰자가 되는 것에 만족했다.'(p.29) 그런 그녀에게 아이리스의 제안은 관찰자에서 삶의 주체로의 초대였다. 

주인 잃은 양말을 찾아주는 것에 의미부여를 너무 많이 한다 싶은가? 삶의 중요한 순간들은 이렇게 찾아오지 않던가. 예상치 못한 사소한 순간의 결정에서 말이다.


양말은 저마다 주인의 개인사를 엿볼 수 있는 틈새 같은 거라고. 양말 무늬가 단서야. 넌 너희 가게 손님이랑 주변 이웃들을 누구보다 잘 알 거 아니야? (p.30)


우리가 가진 물품이 나를 드러내는 구나. 또 누군가는 그것을 기억하고 있구나. 양말 찾아주기 프로젝트를 보며 역으로 내가 보여주는 모습들은 어떤모습일까 생각해보게 된다.



"정답은 필요 없어. 시작하기만 하면 돼."(p.32)


"너무 정신없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으면, 작은 것들을 봐."(p.33)


이 소녀 두 명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나누는 대화들을 모두 어록으로 남기고 싶다. 어쩜 이런 대화를 열 살 아이들이 나눌 수 있는 거지?

이들이 만나는 이들이 건네는 조언은 또 얼마나 놀라운 통찰을 주는지!



"추측이 틀리거나 되돌아가야 할 때도 생길 거다. 그래도 계속 움직이면서 길을 따라 적응해야 해. 혼란스럽기도 하고 좌절감도 들겠지만, 놀라운 일과 소소한 승리도 겪게 될 테니까."(p.36)




검은색 흰색 체크무늬 양말, 분홍 니트 양말, 플라밍고 양말, 아이스크림 양말... 짝을 잃은 양말로 가득한 배낭을 멘 친구와 함께 양말 주인을 찾아 주며, 뉴욕이라는 곳에서 이방인으로 머물지 않고 곁에 있는 이웃을 자세히 살펴보고 진짜 모습을 만나는 이야기가 담긴 책 《뉴욕 양말 탐정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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