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비새가 온다 풀빛 그림 아이
김상균 지음 / 풀빛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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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비비새가 온다

김상균

풀빛



하늘에서 내려온 심판자 비비새.

100명의 악인을 잡아먹고 다시 하늘로 돌아오라는 명을 받고 비비~피리를 불며 내려왔다.


첫 번째로 잡아먹힌 대상이 그 유명한 놀부!

그 뒤로 벼슬을 사고 파는 탐관오리, 백성의 피를 말리며 혼자 배불리는 관리를 꿀꺽 삼키는 장면들이 나온다.

마지막 100번째, 일제강점기 시절 나라를 판 매국노를 잡아먹는 과정이 압권이다. 비비새가 자신을 잡아갈 명분이 없도록 이리 저리 피하려고 자신을 표현한 그림자, 똥, 짐승 등의 은유들이 하나같이 자신의 실제를 이야기하고 있지 않은가!


옛이야기속 실제와 허구가 버무려진 이야기.

자칫 무거울 수도 있는 이야기를 유쾌하게 풀어간다.


이런 비비새라면, 백성과, 국민의 입장에서서 역사에 부끄러울 것 없는 공정함을 가진 암행어사같은 비비새라면.

 환영이다!


아. 그런데, 아이들의 생각은 조금 다른가보다.

그래도 사람을 죽이는건 나쁘다고 이야기하는 셋째. 그 말도 일리가 있다. 사람이 아무리 잘못을 했다손 치더라도 생명을 강제로 빼앗는 건 잘못이라는 생각에 사형제도도 사라지고 있으니까.

그래서, 그림책에서도 사람이 아닌 '비비새'가 등장한 것이 아닐까?


막내는 비비새가 훌륭하다고 평한다.

마치 이순신 장군이 비비새로 변신해 나타난 것 같다고 표현하는데! 

아이들의 생각과 표현이 더 풍성하고 자유롭다는 것을 다시금 느낀 시간이었다.


어렵고 부조리한 상황마다 비비새가 나타나 주었으면 좋았겠지만, 신화와 같은 존재가 나타나기란 쉽지 않은 일.

막연히 슈퍼맨을 기다리기보다, 우리 세대에, 다음 세대에 이러한 인물이 나타나도록 가르치고 바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할테다. 


지나간 시절의 억울함은 그 역사를 되새기며 바로잡는 후손들의 몫. 


비비새.

권선징악이 담긴 옛 이야기를 떠오르게 하면서 일제식민지 하에서의 역사를 기억하고 지금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생각하게하는 그림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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