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처음 받고 펼친 달은 11월, 용서에 관한 이야기가 펼쳐지고 있었다. '무한히 용서하고 화해를 청할 수 있다면'. 11월 표제 문구도 시적으로 다가온다.
특별히 누구를 '용서'할 일이 있는 일상인가? 생각하며서 글을 읽는데, 내 안에 분노와 화냄이 매일 일어나고 있는 일상임을 새롭게 보게된다. 가까운 가족, 자녀 부터, 일면식 없는 사람들인 뉴스의 어떤 기사 속 내용에 이르기까지 내 기준에서 잘못한 사람은 차고 넘쳤고 그들을 향한 분노는 정당해보였다. 나는 타인에게 잘못한 것이 하나도 없는 삶일까. 하나님께 대해서는? 분명한 것은 나도 죄인의 범주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었다.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여기는 그 고백이 진정한 회개로 내게 자리잡지 않는다면, 자기 연민의 수준에서는 다른 사람의 작은 잘못도 용서할 수 없는 자임을 보게된다. 그리고, 매일 이어지는 묵상을 통해 용서 자체가 나에게서 시작될 수 없음을, '누군가를 용서할 때 우리는 의식적으로 그 근거를 하나님께 받은 용서에 두어야 한다'는 말이 더 확실히 와닿았다. 말씀 한 구절에서 시작된 용서의 이야기는 성경 모세오경과 시편, 선지서와 복음서 전체를 아우르는 주제이자 예수님의 십자가로 이어진다.
책 한 권을 계속 붙들고 '읽어야 한다'고 생각할 때는 부담스러울 수 있는데, 하루 한 쪽을 읽는 것은 크게 어렵지 않다. 하지만, 그 울림은 적지 않았다. 하루 몇 분 남짓 읽은 이 글들이 머릿속에 맴돌며 하루 종일, 며칠에 이어 자연스러운 묵상으로 이어지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팀 켈러 목사님의 글을 사랑하시는 분들은 물론, 매일 말씀 한 구절이라도 꾸준히 묵상하고자 매일 묵상집을 찾고 있는 분들께 권해드리고 싶은 책 《팀 켈러, 사랑으로 나아가는 오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