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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산 키즈 ㅣ Wow 그래픽노블
베티 C. 탕 지음, 심연희 옮김 / 보물창고 / 2024년 11월
평점 :
낙하산 키즈
회사에 정식으로 입사하지 않고 인맥이나 청탁으로 들어오는 사람을 '낙하산'이라 표현한다. 이러한 낙하산 인사는 들어봤어도, 낙하산 키즈란 단어는 처음 들었다. 환한 표정의 가운데 달려오는 아이가 눈에 들어오는표지. 동양인 아이같은데, 어떤 이야기기 담겨있을까.
대만 출신인 펑리의 가정은 미국으로 여행을 온다. 언니, 오빠를 둔 막내 펑리는 미국여행에 마냥 들 떠 있다. 디즈니랜드도 가고 할리우드 사인도 보고싶다. 그렇게 친구들에게 편지를 보내며 곧 대만으로 돌아갈 줄 알았는데, 이번 여행이 그냥 여행이 아니라는 걸 알게된다.
미국이 자녀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리라 생각하며 기회의 땅 아메리카 드림을 꿈꾸며, 변호사인 아빠는 자녀들을 두고 일을하러 다시 대만으로 가고 아이들은 낯선 사회에 적응을 시작한다. 낙하산 키즈(Parachute kids)라는 말은 부모님이 있는 고국을 떠나 다른 나라에 사는 친구나 친척집에 맡겨진(Dropped off) 아시아 아이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처음에는 엄마라도 아이들 곁에 같이 있었지만, 처음 들어왔던 여행 비자가 만료되어 다시 대만으로 돌아가고 남매 세명만 남게된다. 진짜 낙하산 키즈가 된 것이다. 곁에 있는 티엔이모네가 가끔 돌봐주었지만, 그마저 그 가정이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가게되면서 남매의 생존이야기는 더 긴박해진다.
언어가 잘 통하지 않는 상황에서 학교 생활은 녹록치 않고, 불법체류자이기에 그 신분을 들킬까봐 초초한 심리를 이용한 사람들에게 속기도 하고, 어디 도움 구하는 것도 스스로 꺼려지는 일상. 같은 아시아인들과 어울리면 좋을 듯하지만, 그조차 현명한 선택은 아닌듯하고.
그렇다고 해서 자신의 삶을 비관하고 멈춰있는 것도 정답이 아니라는 것을 펑리를 통해 보게된다. 이들이 머무는 곳은 아메리카. 아메리카 드림을 다 실현시켜주지는 못하더라도 갇혀있던 사고 방식에서 벗어나 스스로 일거리를 찾아보고 도움을 구하며 내가 먼저 다가가는 용기를 낼 때 희망이 보이기 시작한다. 잘못을 숨기기보다 드러내고 용서를 구할 때 해결책이 보인다는 것도 알게되고. (이건, 외국 생활만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생활에서도 적용되는 이야기 일거다)
새로운 기회를 찾아, 낯선 언어와 환경, 문화 속에서 적응하는 이민자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 그래픽노블. 이 책이 모든 이민자들의 삶을 대변해 줄 수 없고, 상황이 같을 수 도 없겠지만 그 주요 인물들이 학생들이라서 학교생활과 교우관계, 또 부모님이 돌볼 수 없는 상황 속에서의 일들을 조금이나마 알게 해준 책. 그래픽노블 《낙하산 키즈》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