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선하고 엄선한 시 중에는 익숙한 시도 있고 처음접한 시들도 보였다. 그 중 우리가 연결되어있음, 나와 너, 세계가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상호 연결되어 있음을 깨우쳐주는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엄숙한 시간>이 마음에 남았다. 누군가가 울고 웃고 걷는 것이 나와 관계있음을, 또 죽음을 맞이하는 이의 시선이 내게 향해 있다는 걸 생각하면 허투루 살 수 없으리.
한 번에 다 읽는 것도 좋지만, 옆에 두고 시를 한 편 한 편 곱씹으면서 보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든 책. 물론, 다음 시가 궁금해서 어느새 다음 장을 넘기는 자신을 마주할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시를 통해 일상 속 멈춰 있던 감각과 생각이 새롭게 물들어 가는 시간. 장석주 시인의 일흔일곱 번의 명시수업 《삶에 시가 없다면 너무 외롭지 않을까요》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