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안에는 두꺼운 책도 있고 얇은 책, 오래된 고전과 최근에 나온 책이 고루 들어있었다. 그래서 비교적 익숙한 제목의 책과 함께 낯설게 다가온 책들도 고루 접할 수 있어서 좋았다. 또, 책에 대한 저자의 감상도 들어있지만, 소개하는 책에 대한 대략의 중요 내용과 책 저자에 대한 이야기, 함께 관련해서 읽을 책들도 소개해주고 있어 도움이 되었다. 4~5장으로 한 권의 개요를 훑어볼 수 있다니 시간이 없어 못본다는 말은 할 수 없게 한 책이기도 하다. 게다가, 저자가 책 서문에서 당부하는 말로 절대 완독하지 말라는 말과 함께, 순서대로도 읽지 말라는 말이 제법 두꺼운 이책에 대한 부담감을 낮추면서도 그렇게 뒤적이며 눈에 들어오는 책을 골라보다가, 저자가 어떤 순서대로 책을 배열했는지 궁금해서 책을 처음부터 읽어봐야지 하는 마음이 들게 하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이 책이 궁금하다면, 온라인서점에서 책 목차속에 이 책에서 다루는 책 제목만 보아도 이 책에 대한 호기심이 커지리라 생각된다.
40대가 되니 이제 어떤 삶으로 내가 기억되길 바라는가, 나는 남은 삶을 어떻게 살아야 가치있게 살았다고 할 수 있을까 란 질문이 더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20,30대 직업과 결혼, 자녀의 출생 등에 대한 생각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면, 행복한 삶, 가치있는 삶이 이런 것이다 라고 이야기하는 이들의 말이 더 다가오는 것을 느낀다. 쇼펜하우어가 18세기 행복론을 이야기 하면서 건강, 개성에 적합한 직업과 생활방식, 명량한 마음을 이야기하는게 공감이 된다는 거다. 나이듦에 대한 기대가 생긴다랄까. 삶의 고통은 욕망을 다스리는 것이라는 것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며 예술을 감상하고 음악을 듣는 것을 권하는 말에 나만의 음악선곡 리스트를 찾아보기도 한다.
이전에 읽었던 책이 소개된 책과 연관 되기도 했다.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은 근래에 읽었던 강영안 교수의 《생각한다는 것》과 상통하는 부분이 많았다. 나치 정권아래 유대인을 죽음의 수용소로 보내는 서류에 사인만하는 집행자 아이히만. 그는 자신에게 맡겨진 일을 성실히 수행했지만 사고하지 않은 것, 선과 악을 구분할 생각조차 하지 않은 것은 결국 홀로코스트라는 인류 최악의 사건을 불러왔음을 보여주었다. 말과 사고를 허용하지 않는 악의 평범성. 살아있는 것과 생각하는 것은 결국 같은 것이라는 것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책이었다.
책 소개와 함께 해시태그와 함께 책의 주요 키워드를 소개하고 중심 문장과 저자 소개, 책 선정 이유를 이야기 하고, 본론에서는 책 주요내용과 함께 읽으면 좋을 책을 소개해주며, 다음 책으로 넘어가기 전에 책 속 좋은 글귀를 소개해 줌으로써 50권의 인문학 가이드로서의 역할을 훌륭하게 소화해내고 있는 책. 책 제목처럼 인문학 책을 읽고 싶은 마흔즈음에 있는 이들에게 좋은 추천목록이 될 책 《마흔에 읽는 인문학 필독서 50》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