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 프라이 자판기를 찾아서
설재인 지음 / 시공사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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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프라이 자판기를 찾아서

설재인

시공사


이야기가 시작된  시점이 초등5학년시기에 시작하니 초등성장소설, 청소년소설 이라 해야할까, 한국에서 태어 났으나 외국인인 불법체류자로 살아가는 이들의 삶을 생각할 수 밖에 없는 글이니 인권에 대한 책이라 해야할까, 그 안에 인생의 사랑과 고통, 열정과 부조리가 담겨있으니 내겐 한 마디로 정의내릴 수 없는 느낌의 소설이었다.책을 본 첫 느낌은 그랬다. '계란 프라이 자판기'를 찾아서? 세상에 없는 것을 초등학생의 허풍으로 이야기하다가 같이 찾아 나선 아이들의 성장이야기 정도로 생각했다. 그런데, 그정도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게다가, 이 계란 프라이 자판기, 실재하는 것이었다

책 읽다가, 진짜 이런  자판기가 있을까 검색, 90년대에 진짜 상용화되었던 자판기였다!

혹시나, 정말?, 에이 아니겠지..하면서 초록 검색창에 자판기 이름을 입력하니, 90년대 실제 했던, 그 흥망성쇠 이야기와 목격담까지 가득했다.

그러고 나서 책을보니, 이 이야기가 어쩌면 소설 형식을 빌어쓴 실제 이야기가 아니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책 속 '페이크 다큐'가 페이크가 아니었듯이.


정신적 외상이 무의식에 깊숙이 감춰져 있을 때는 일상이 평화롭다. 하지만 그것이 폭발했을 때 현실의 평화는 언제든지 무참히 파괴될 수 있을 정도로 허약하기 그지없다. 라캉은 이러한 위태로움 때문에 진실이 허구처럼 구성된다고 한다.(슬라브예 지젝, 김소연.유재희옮김,《삐딱하게 보기》(시각과 언어,1995.45쪽)을 인용한, 실제 내가 이 내용을 본 책은 《한강, 채식주의자 깊게읽기》,정미숙 외 지음,더스토리,2016, p.16)

 

그래서, 실제 자신들이 '계란 프라이 자판기'를 찾으러 나간 여정을 통해 만나게 된 임용준비생들의 이중적모습과 불법체류자들이 자신과 같은 처지의 아이를 보며 베풀어준 음식과 온정, 그리고 이유도 모른 채 그들이 경찰에 잡혀가는 것을 보는 시간, 자신들이 좋아했던 뮤지션이 혼혈인 자신들을 보는 시선이 노래에 담겨있던 것과는 정반대였다는 충격과 분노...그것을 세상에 허구처럼 페이크 다큐라는 이름으로 내놓은게 아닐까.


정식 주민등록이 없기에 학교에 가고, 인터넷 속에서 커뮤니티에 가입을 하는 것도, 병원에가고 우리가 평범하다고 여기는 모든 일상이 특별한 일이었음을 보게하는 외국인으로서 우리나라에서  불법체류자로 태어나 사는 이들의 삶. 어떤 상황이든 그들을 이유없이 싸잡아 비하할것은 아닐텐데 .

자신이 아무런 죄의식 없이 당연하다고 여겨 벌여온 일들이 누군가의 삶을 망가뜨리고 상처를 줄 수 있다는 가능성(p.386)...그걸 인정하고 사과하는것이 왜그리 어려운 것인지.


그런 친구를 세상앞에 대변해주고 싶으면서도 자신도 어쩌지못하는 생계앞에, 한 때는 인권을 노래하는 그들의 우상이었다가 그 실체는 노래 가사와 다른 신념을 분출하고 결국 친구가 학업을 중단하게한 단초를 준 인디가수의 책을 대필하고 영화 시나리오를 대신 써줘야하는 현실을 살아가는 모습. 한 때는 그 친구의 연인이었으나 그의 죽음을 마주하고 그 후에 그 친구가 남긴 친구를 만나고 이야기가 전개되는 것을 보며 참 현실적이지 않게 다가오면서도 이것이 진짜 삶의 모습이 아닐까싶었다. 소설처럼 보이지만 이게 진짜 이야기라면...


책에 담긴 내용이 강렬했고, 짧은 내 글 속에 담지못한 것이 많기에 여기서 글을 맺기가 나도 아쉬워진다. 호기심이 생긴다면 직접 읽어보시길.


 초등학교5학년, 아이들의 생각 속에는 동심의 맑은 부분과 함께 미숙하기에 잘못된 것이 옳은 모습이냥 따라가기도 하지만, 세상의 부조리함에 대한 인지를 시작하고 약하지만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시기라는 것. 아직은 세상에 맞설 힘이 없기에 감당못할 사건을 마주할 수도 있지만 그것이 쉬이 사라지고 없어지지는 않는다는 것을. 그 삶이 그 경험과 기억을 가지고 결국은 드러나게 되어있다는 것을. 그래야 한다는 것. 


평화로운 현실이 무참히 무너지지 않도록, 진실이 허구처럼 구성된 이야기를 또 한 번 만난 느낌.《계란 프라이 자판기를 찾아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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