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드나무에 부는 바람 보물창고 세계명작전집 22
케네스 그레이엄 지음, 아서 래컴 그림, 고수미 옮김 / 보물창고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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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드나무에 부는 바람

케네스 그레이엄 지음, 아서 래컴 그림, 고수미 옮김

보물창고


The wind of the willows 《버드나무에 부는 바람》은 유명한 고전이다. <해리 포터>의 작가 조앤 K. 롤링이 가장 감명깊게 읽은 책으로 꼽고, 어린 자녀를 둔 영국 가정의 필독서로 꼽힐 만큼 풍경의 세부묘사와 다양한 의성어 의태어는 물론 인생의 지혜가 담긴 동화이야기이다. 작가 케네스 그레이엄이 몸이 쇠약하고 시력이 나쁜 아들을 위해 강가에 사는 작은 동물들의 이야기를 들려준 것이 이 책의 시작이었다. 많이 사랑받은 만큼 여러 삽화가들의 그림 판본으로 나와있는데, 이번에는 보물창고에서 아서 래컴의 그림과 함께한 책으로 보게 되었다.

원작의 내용에 대한 이야기에 앞서, 외국책을 번역한 책으로 보게 된다면, 여러 판본으로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게 이번 책을 보면서 든 생각이었다. 워낙 유명한 작품에 유명한 삽화가들의 작품이라 이책 저책을 아울러 삽화가 어떻게 다르게 그려졌는가 보는 것도 좋았지만, 번역본 마다 그 번역에서도 그 미묘한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 내가 앞서 본 책은 어니스트 하워드 쉐퍼드 삽화그림의 책이었는데, 곰돌이 푸를 탄생시킨 삽화가의 그림에, 책에 삽화가 많이 그려져 있어서 좋았다. 이번에 본 아서 래컴의 그림은 등장하는 동물들을 더 섬세하게 표현했다고 해야할까. 그 장면을 더 오래 들여다보고 그린 듯한 느낌이 들었다. 번역에서도, 두더지를 두더지 모울 이라고해서 영어를  이름처럼 번역한 것과 이 책에서는 그대로 두더지, 두꺼비, 오소리~라고 된 것이 달랐다. 결국은 같은 말이지만, 먼저 입력된것이 기준이 되어서 그런것일까, 토드, 모울~ 이렇게 말하는 것이 바로 '그'두꺼비를 말하고 '그'두더지를 말하는 것 같아서 내겐 더 익숙했다. 

먼저 읽은 책이 아이들이 보기에 익숙하도록 더 의역했던 것일까.

두더지가 봄청소를 하다말고 굴 밖으로 나와 토끼를 만나면서 했던 말 중에 "깨소금 맛이다! 깨소금 맛이야!"라고 되어 있던 부분이 있었다. 보물창고 책에서는 '양파 소스! 양파 소스!'하고 외치는 장면으로 나와 있었는데,  보물창고 책 각주에 양파소스가 과거 영국에서 토끼 구이에 곁들여 먹는 것이라 적혀있는 것을 보고 새롭게 알게되었다. 원서를 보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먼저 여러 번역본이 있으면 두루 살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


동물들의 모습과 자연에 대한 묘사가 참으로 아름답다. 천천히 글을 읽고 있으면, 두더지가 보는 저 강가에, 그 햇빛과 잔물결과 냄새와 소리를 같이 누리고싶다.  그걸 바라보는 물쥐의 기다림도 멋지고말이다.  배를 같이 타고 함께하는 일상. 익숙하지않아 서툰 모습도 보이지만, 전원생활 그 고즈넉한 평온함 자체이다. 강물과, 조금 더 멀리, 숲 한가운데 오소리아저씨가 사는 천연림.  그 이상으로는 가보지 않았을 두더지와 물쥐는 두꺼비 덕에 모험을 경험한다.

말썽을 일으키는 두꺼비가 등장하지 않았더라면 참 평온한 일상이었을텐데. 하지만, 모두 알고있듯, 두꺼비가 없었더라면 우리는 이들이 보여주는 일상과 헤프닝 속에서 빛을 발하는 우정을 볼 수 없었을테다.


금새 새로운 것에 마음을 빼앗기는 두꺼비. 마차가 자동차로인해 부서졌는데도 새로운 자동차에 마음이 간 두꺼비에겐 그토록 열변을 토했던 마차여행이 더이상 의미가 없다. 두꺼비가 저렇게 사고를 치고 엉뚱한데, 왜 곁에서 친구가 되어주는 것이지? 생각하다가도 새 친구 두더지에게 두꺼비를 소개할 때 물쥐가 두꺼비를  '소박하고 다정하고, 똑똑하지 않고 으스대고 잘난척 하지만  두꺼비에게도 훌륭한 점은 있다'고 말해주며, 늘 기꺼이 두꺼비의 상황을 내 일 처럼 해결하는 친구들이 있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두꺼비는 자신이 친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을 알고있을까.



호기심으로 가득한 두더지를 따라 물가로, 천연림으로 따라가며 물쥐도 만나고 오소리도 만나며 처음에는 사건을 일으키는 두꺼비의 모습에 시선이 가고, 그 다음에는 그 곁의 친구들의 모습에 감탄하다, 다시 볼 때에는 책에서 묘사하는 자연의 변화와 자연이 들려주는 지혜를 담은 글이 아름다워서 머물러서 보게 되는 책.

읽을 수록 뭉클하며 천천히 음미하게되는 책

《버드나무에 부는 바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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