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의 내용에 대한 이야기에 앞서, 외국책을 번역한 책으로 보게 된다면, 여러 판본으로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게 이번 책을 보면서 든 생각이었다. 워낙 유명한 작품에 유명한 삽화가들의 작품이라 이책 저책을 아울러 삽화가 어떻게 다르게 그려졌는가 보는 것도 좋았지만, 번역본 마다 그 번역에서도 그 미묘한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 내가 앞서 본 책은 어니스트 하워드 쉐퍼드 삽화그림의 책이었는데, 곰돌이 푸를 탄생시킨 삽화가의 그림에, 책에 삽화가 많이 그려져 있어서 좋았다. 이번에 본 아서 래컴의 그림은 등장하는 동물들을 더 섬세하게 표현했다고 해야할까. 그 장면을 더 오래 들여다보고 그린 듯한 느낌이 들었다. 번역에서도, 두더지를 두더지 모울 이라고해서 영어를 이름처럼 번역한 것과 이 책에서는 그대로 두더지, 두꺼비, 오소리~라고 된 것이 달랐다. 결국은 같은 말이지만, 먼저 입력된것이 기준이 되어서 그런것일까, 토드, 모울~ 이렇게 말하는 것이 바로 '그'두꺼비를 말하고 '그'두더지를 말하는 것 같아서 내겐 더 익숙했다.
먼저 읽은 책이 아이들이 보기에 익숙하도록 더 의역했던 것일까.
두더지가 봄청소를 하다말고 굴 밖으로 나와 토끼를 만나면서 했던 말 중에 "깨소금 맛이다! 깨소금 맛이야!"라고 되어 있던 부분이 있었다. 보물창고 책에서는 '양파 소스! 양파 소스!'하고 외치는 장면으로 나와 있었는데, 보물창고 책 각주에 양파소스가 과거 영국에서 토끼 구이에 곁들여 먹는 것이라 적혀있는 것을 보고 새롭게 알게되었다. 원서를 보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먼저 여러 번역본이 있으면 두루 살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