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선정 위대한 그림 220
이경아 엮음 / 아이템하우스 / 202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BBC선정 위대한 그림 220

내가 만난 1%의 그림들


이경아 엮음

아이템하우스


12세기부터 1950년대까지, 유럽회화를 중심으로 영국 BBC방송이 다큐멘터리로 방영한 위대한 그림 220점을 미학적 관점에서 한 장씩 골라보도록 각색해서 엮은 책이 이 책이다. 우리가 익숙하게 여기는 그림들 - <모나리자>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등 -은 의도적으로 피했다 하더라도, 이 책 안에는 새롭게 만나는 그림들이 참 많았다.


저자는 그림을 감상한다는 것은 마음의 여백을 채운다는 뜻이라고 했다. 각자 보는 시점과 상황에 따라 마음을 두드리는 그림이 다름이리라. 더 찾고 싶은 그림이 있을 수 도 있고 말이다. 작가는 미술 작품을 통해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고 그 작품을 보는 이는 작가의 감정과 함께  자신만의 해석으로, 또 그 시대와의 소통으로 빚어내는 다채로운 맛과 아름다움을 맛보게 한다.


먼저, 표지 그림이 독특했다. 아니, 처음 보는 그림이라 누군가의 설명이 절실했다. 위대한 그림220점 중 표지를 장식한 그림이니 더더욱 궁금했다.

이 그림은 스코틀랜드 화가 헨리 레이번(Henry Raeburn, 1756~1823)의 <스케이트 타는 목사>라는 작품이다. 1949년까지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으나 이후에 스코틀랜드에서 가장 유명한 그림이 되었다고 한다. 화가의 사후로 100년이나 지나서 빛을 본 그림이라니. 스코틀랜드의 계몽주의 시기에 그려져 지금은 스코틀랜드 문화의 아이콘으로 간주되는 그림이 되었다는 설명이었다. 자유로운 배경과 달리 촘촘히 그려진 로버트 워커 목사의 모습.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과 자제력에도 불구하고 목사가 마음속으로는 낭만적인 사람, 자연과 교감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암시하는 작가의 방식이라는 것, 배경과 인물의 모습을 보고 이렇게 해석하고 풀어가는 이야기가 재미있었다.


독특하게 그림 카운터가 1부터가 아니라 220부터 숫자가 줄어드는 방식으로 되어있었다. 마치, 시상식에서 가장 좋은 상을 마지막에 발표하듯 그림도 그런것일까. 그건 알 수 없다. 그림을 보는 시기와 사람에 따라 그 평가가 달라질 수 있을테니 말이다.


참으로 다양한 화풍의 그림들. 그림과 함께 간략한 설명과 화가에 대한 소개가 있어서 가히 손 안의 도슨트라 할 만 했다.


여러 그림이 눈에 들어왔지만, 그 중 하나, <즐거운 삶>이라는 그림이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어린아이가 그린 듯한 화풍 때문이었다. 화가인 장 뒤뷔페는 어린이의 미술을 자유로운 창의성의 모델로 보고 자신의 작품에 모방하여 낙서, 번짐, 투박하게 랜더링된 인물로 캔버스를 표시했다고 한다.그런데, 어린이 미술에 관심을 가진것이 장 뒤뷔페만은 아니었다. 20세기 초반의 많은 유럽 회화 예술가들이 영감을 얻기위해 어린이 그림으로 눈을 돌렸다고 하니 그 시대 그림을 모아서 아이와 함께 보면 흥미로울 것 같았다.


한 작가의 작품이나 비슷한 화풍의 그림이 아니라, 페이지를 넘기면 기대 이상으로 독특하고 신기하고 낯설면서도 들여다보게 되는 그림을 만나는 그림 모음집. 그림을 보는 시야를 넓혀주는 책 《BBC선정 위대한 그림220》을 보며 나만의 컬렉션을 선택해보는 것은 어떨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