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세요, 타! 우리 그림책 47
허아성 지음 / 국민서관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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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세요, 타!

허아성

국민서관


꽃들이 만개한 봄 날, 누군가가 우리가 가고자 하는 목적지로 데려다 준다고 유쾌한 음성으로 말한다면 기분이 어떨까? 무척 기분이 좋을 것이다. 꽃들이 비와 바람에 떨어졌더라도, 비가 내리는 날이었더라면 더더욱 고마운 마음이 들었을테고 말이다.

누구라도, 어떤 모습을 하고 있든지 무거운 짐이 있더라도 관계없이 받아주고 목적지까지 함께하는 버스가 등장하는 그림책 《타세요, 타!》를 아이와 함께 보았다.


이건 이래서 안되고, 저건 저래서 안되고 숱한 거절과 거부는 어른도 감당하기 버거운데, 아이들에겐 오죽할까. 하지만, 그런 표현을 참 많이도 하고 있구나...아이에게 말을 하는 내 모습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정말 그렇다싶다. 하지만, 이 그림책에서는 그렇지 않다.

아이가 많아서, 그렇게 조잘대는 오리 엄마네에게 따뜻하게 인사 건네주고 당연한듯 오리네 식구들을 태우기 위해 약속된 버스 정류장을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는 노란 버스.

느림보 거북이에게도, 너무 작아서 잘 보이지도 않는 개미들에게도, 눈이 잘 안보이는 두더지에게도 그들의 특징과 모습을 알고 그에 맞춰 버스에 다 올라오도록 기다려준다.  거절의 이유들이 용납과 기다림속에 아무것도 아닌게 되어 버린다.

덩치가 큰 코끼리가 버스에 탄다고 했을때는 살짝 긴장이 되었다. 버스는 그렇다해도, 이미 타고 있는 손님들이 받아줄까?

그림만 보아도 엉덩이가 버스 출입문에 끼인 듯한 상황, 책을 보던 아이는 힘껏 코끼리 엉덩이를 버스 안으로 밀어넣어준다.^^

"같이 타자고 말해 주어서 고마워요."

"당연하죠. 버스는 함께 타는 거잖아요."



버스를 기다린다는 것은, 가야할 목적지가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버스의 존재 이유는 승객들을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데려다 주는 것이다.

더딘 걸음으로 걸어갈 수 도 있지만, 약속된 곳으로 움직여줄 것이라 믿는, 반드시 자신을 데려가 줄 것이라 믿는 동물 승객들과 누군가는 나를 필요로하며 기다린다는 버스의 신뢰가 새삼 아름답게 느껴진다.

그래서 승객은 버스를 기다릴 수 있고, 버스는 승객을 기꺼이 받아들인다.


동물들부터 짐이 많은 할머니까지, 그들이 도착한 곳은 어울림마당. 그 곳에서 그들은 또 어떤 이야기를 함께 만들어갈까.

누구나 버스에 탈 수있게 서로 배려하며, 자신들을 목적지까지 데려다 준 버스에 고마워하는 마음을 표현하는 이야기까지 담은 따뜻한 그림책.

탈 것을 좋아하는 아이들이 처음에는 버스와 동물이라는 소재때문에 책을 들었다면, 나중에는 그 안에서 서로 배려하고 감사하는 따뜻한 이야기에 아이와 엄마가 더 좋아할 그림책 《타세요, 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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