곱슬곱슬 이대로가 좋아 Wow 그래픽노블
클라리벨 A. 오르테가 지음, 로즈 부삼라 그림, 원지인 옮김 / 보물창고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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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노블) 곱슬곱슬 이대로가 좋아

클라리벨 A. 오르테가 글, 로즈 부삼라 그림, 원지인 옮김

보물창고


 

표지에서 부터 어떤 주제로 이야기가 펼쳐질지 짐작이간다. 곱슬머리인 여자아이가 표지 전면에서 독자를 바라보는 시선이 당당해보인다. 익숙한 주제, 예상 가능한 이야기를 단조롭지 않게 풀어가는게 명작이 아닐까.

2023년 아이스너 상 수상작, 2023년 퓨라 벨프레 상 수상작인 《곱슬곱슬 이대로가 좋아》. 그래픽노블로 만나보았다.


 

곱슬머리 마를린.

엄마는 마를린을 데리고 일주일에 한 번 미용실에 방문한다. 곱슬머리를 펴기위해서다.

모두들 곱슬머리보다는 일자머리가 아름답다고 여기는 것일까. "중요한 것은 내면이야"라고 말하는 것은 허울좋은 변명일 뿐일까.

엄마도 어릴때 괴롭힘을 당했다. 곱슬머리 때문에 말이다.

그래서일까, 곧은머리로 폈을 때 예쁘다는 이야기를 들은 이후 더욱 그것에 집착하게 된것은. 그녀와 결혼 한 남편 ㅡ마를린의 아빠ㅡ은 그녀의 곱슬머리를 좋아했지만, 그는 마를린이 다섯살 때 운명을 달리했다. 그러니 그녀의 있는 모습 그대로를 아름답다 이야기하는 이가 없어진 셈이다. 자신의 딸인 마를린의 곱슬머리를 보며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 자신처럼 곱슬머리로 인해 괴롭힘을 받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 때문에 딸아이를 있는 모습 그대로 보는 것을 놓치고 있지 않았을까. 딸아이가 진정원하고, 어쩌면 자신도 가장 바랐던 마음을 말이다.


 

최고로 보이고 싶고,

자신을 소중히 하고 싶은 건

잘못된 게 아니야.

하지만

자기 자신의 가치가

외모에 얽매여서는

안 돼.

《곱슬곱슬 이대로가 좋아》 p.148

 

루비 이모와 주말을 함께 보내며 마를린은 엄마에게 하지 못했던말을 풀어놓는다. 그리고 이모의 이야기도 들으며 생각지도 못한 시각을 알게된다.

'흑인 혐오'.

도미니카 핏줄을 가진 엄마, 그리고 그 조상으로 올라가면 흑인이 있다는 것, 그리고 그런 자신의 부분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 그 흔적의 하나가 곱슬거리는 머리카락이라는 것이다. 그 머리카락도 나의 한 부분이고 그대로 아름답다고, 그 머리를 곧게 펴는 게 더 좋아진다면 그건 너의 선택이라고, 누군가의 강요나 시선에 의한 마음이 아니라. 이렇게 말해주는 어른이 곁에 있다는 것이 참 좋았다. 그 시기를 지나온 사람이기에 가장 적절한 조언을 해 줄 수 있다는 것일테니까.

그리고, 자신의 곱슬머리를 가장 아름답고 자연스럽게 관리할 수 있는 노하우도 같이 전수해준다. 역시, 있는 그대로가 아름답다는 것이 관리하지 않고 내버려두라는 말은 아닌 것 같다. 다소 까다롭다고도 볼 수 있는 관리법이지만, 마를린은 루비 이모의 비법을 전수받으며 자신의 아름다움을 가꾸는 법도 배우게 된다. 이어서, 자신의 곱슬머리를 보면 떠난 남편이 생각나 곧은 머리를 고수해 왔던 엄마의 생각을 바꾸게 하는 데 까지 이어진다.

남들의 시선에 따라 아름다움의 기준을 세우고 그에 맞추기 보다, 왜 자신이 힘든 상황에 놓였는지 생각하고 들여다보며 자신이 가진 것이 무엇인지 알고 그것을 가꾸고 관리하는 것이 진짜 아름답다는 것을 보게 해 주는 이야기 《곱슬곱슬 이대로가 좋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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