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권으로 떠나는 세계 지형 탐사
이우평 지음 / 푸른숲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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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으로 떠나는 세계지형탐사

이우평 지음

푸른숲

세계 여행 가이드북을 펼쳐보면, 그 지역의 자연 명소를 설명한 곳의 사진들을 접하게 됩니다. 파란 하늘 아래 꿈에서도 그려보지 못한 모습의 다양한 풍경들이 책 안에 담겨있지요. 이 책은 그런 짤막한 사진들이 아니라, 세계 56곳 지형을 그 형성 원리까지 담아 제대로 보여주는 책이었습니다.

전공 지형학책 중 세계지형파트를 담아놓은 느낌이랄까요? 그랬습니다. 지리교사로 재직하시면서(지금은 교장선생님이신) 꾸준히 책을 펴 내신 이우형선생님의 책은, 생생한 사진과 함께 그 지형이 어떻게 생성되었는지 3D 이미지로 설명해주고 있어서 원리까지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세계 지형을 다 알고 있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굵직한 지형들은 알고 있다고 여겼는데, 내가 알고 있던 것은 조족지혈이었구나 하는 것을 새삼 느끼는 시간이었습니다. 많이 알려진 지구의 나이테를 엿볼 수 있다는 북아메리카의 그랜드 캐니언조차 그 형성에 대한 새로운 가설인 댐 붕괴론-격변적인 홍수 -을 이야기 하며 우리가 알고 흔히 알고 있던 가설과 다른 이야기도 접할 수 있었지요. 빛의 각도에 따라 신비하게 보여지는 엔털로프캐니언의 모습은 종종 그 지역을 다녀온 이들의 사진을 통해 보았지만, 지각변동으로 인해 생긴 단층과 습곡으로 생긴 절리와 균열 사이로 물과 얼음들이 들어가 지층이 침식되고 기계적 화학적 풍화가 지속되면서 지금의 모습으로 되었다는 설명이 3D 입체도와 함께 그 지역을 이해하게 해주었습니다. 지리시간에 배웠던 모든 개념들이 현실에 적용되어 내 눈앞에 보이는 현상으로 존재한다는 것이 사진으로 보는 것이지만 피부에 와닿는 시간이었지요.

또한 제게 신기하게 다가왔던 것 중 하나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무지갯빛 강 카뇨 크리스탈레스 였습니다.

콜롬비아 메타주의 시에라 데 라 마카레나 국립공원에 위치한 카뇨 크리스탈레스는 오랫동안 분쟁지역에 속해 접근할 수 없었지만, 2016년부터 개방되어 널리 알려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고 합니다. 우기가 시작되는 6월부터 건기가 시작되는 11월 사이에 빨강, 노랑, 초록, 파랑, 검정의 무지갯빛 물 빛깔이 드러나는데, 특히 분홍색과 자주색을 띄는 것은 '마카레니아 클라비게라'는 수생식물 때문이라고 하니 더 신기했습니다.

또한 이곳 강바닥에 발달한 물웅덩이 (포트홀)도 신기했지요. 최상류에 위치한 카뇨 크리스탈레스는 강바닥의 경사가 큰데, 강바닥의 작은 홈에 자갈이 들어가 물의 흐름에 따라 소용돌이 치면서 점점 그 깊이와 폭을 확대시키며 이런 지형이 형성된 것이었지요.

 

핏빛으로 보이는 쿠스코의 레드 리버와 우엘바의 틴토강, 초록색으로 물든 미국의 시카고 강도 낯설지만 시선을 끌었습니다. 페루의 레드 리버와 에스파냐의 우엘바 틴토강은 각각 사암층에 포함된 산화철과 광산 노천 지층에 포함된 산화철이 강물로 흘러들어 붉은 색을 띠는 것이었어요. 그에 비해 미국의 시카고강의 초록색은 사람들이 인위적으로 초록으로 물들인 것이었는데, 성 패트릭의 날(3월 17일)을 앞두고 1962년부터 성 패트릭의 날 기념행사 중 하나로 시작되었다고 하네요.

지형 한 두 곳이 아니라, 책 장을 넘겨가며 세계 곳곳의 지형 사진을 보는 것 모두 감탄을 자아내는 풍경들이었습니다. 그 형성원리는 지구 전체적인 것들로 시작하여 오랜 시간을 두고 만들어 진 것을 비롯해서, 인문환경적 요인이 가미된 것 까지 다양했지요. 지형과 형성원리, 그 지역을 그렇게 부르는 이유나 이야기, 그곳에 서식하는 동물과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겼던 책. 한 권의 책에 이 모든 것을 최대한으로 담으려 했기 때문에 다소 딱딱한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었지만, 지형 자체가 주는 매력이 크기에 하나의 화보집처럼 계속 책을 넘기게 하는 맛이 있었던 책.

(세계의 지형이 이렇게 멋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우리나라 지형도 멋있는게 많은데 하고 보았더니 이미 <한국 지형산책>을 1,2권 출간 하셨더라는!!)

한 권으로 떠나는 세계 '지형'여행 가이드북, 《한 권으로 떠나는 세계 지형 탐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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