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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여서 좋아 ㅣ 웅진 세계그림책 237
기쿠치 치키 지음, 황진희 옮김 / 웅진주니어 / 2023년 2월
평점 :
너여서 좋아
기쿠치 치키
웅진 주니어
이 책에 대한 아무런 정보가 없을 때, 그냥 책 제목만 봤는데 좋았습니다.
그럴 때 있잖아요. 그냥, 마냥 좋은 느낌.
항상 그런방식으로 삶을 대해서는 안되겠지만, 책을 보고, 작가가 '기쿠치 치키'라는 것을 봤을 때 '역시!'라는 생각이 든건, 이 작가님이 최근 제가 눈여겨보고 있는(!) 작가님이기 때문이겠지요!
《흰 고양이 검은 고양이》로 세계 그림책 원화전(BIB)에서 황금사과상을 받을 때까지도 잘 몰랐습니다. 그러다, 막내가 《기차 와요?》 그 단순한 책에 푹 빠지는 것을 보고, 작가님을 알게 된 후 지난 가을에 나온 《단풍 편지》를 보고 저도 이 작가님의 이름을 기억하게 된 것이죠. (《단풍편지》는 BIB황금패를 수상하기도 했답니다!)
단순하게 반복되면서도 뭉클한 무언가가 다가오는 책, 그것이 이 작가님 글의 매력인거 같아요.
까만 푸들인가요? 먹으로 번지듯 풍성한 머리카락과 동그란 꼬리를 가진 까망이는 까만 강아지.
이 까망이에게 친구들이 다가와 물어봅니다.
"까망아, 너는 어떤 색이 좋아?"
누구나 -자신이 잘 인식하지 못한다고 할 지라도 - 좋아하는 색이 있습니다. 무심결에 손이가고 눈이 가는 색이 있지요.
까망이는 초록색 개구리가 자신에게 좋아하는 색을 묻자, 망설임 없이 '초록!'이라고 대답합니다.
그 말을 들은 개구리는 기뻐서 폴짝 뛰어오릅니다.
정작, 개구리가 무슨색을 좋아한다는 말은 나오지 않지만, 개구리가 무슨색을 좋아하는지는 금방 눈치챌 수 있겠지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친구가 가장 좋아하는 색이라고 들으니, 정말 기뻤던 모양이에요.
그런데, 이 질문을 까망이 친구들이 한 명씩 돌아가면서 모두 까망이에게 묻네요.
그리고, 그 때마다 까망이는 다른 색을 이야기해요!
그래도 괜찮았어요. 그런데...
아이쿠. 문제가 발생하는 건 이때에요. 그 친구들이 한꺼번에 몰려와 까망이에게 묻는 거에요.
"까망아, 너는 어떤 색이 제일 좋아?"
다 좋아할 수는 있지요. 그런데 '제일'이라는 말이 들어가면 이제 하나를 선택해야할텐데...
까망이는 뭐라 대답할까요?
정말 지혜로운 강아지구나!
까망이의 기막힌 대답에 놀라고,
더불어 모든 친구들이 함께 즐거워하는 모습에 덩달아 독자인 저도 신이납니다.
색깔을 묻는 이 질문이, 사실은 '너 나 좋아하니?'이 질문이었던 것 처럼 말이에요!
덧씌워진 겉표지를 열자, 본래 책 표지에는 이렇게 색색깔의 친구들의 모습이 그려져 있네요.
"너여서 좋아!"
이 말이 "모두 다 꽃이야!"로 들리는 듯 한 그림책 《너여서 좋아》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