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어버리는 날 물구나무 세상보기
사라 룬드베리 지음, 이유진 옮김 / 어린이작가정신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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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어버리는 날

글, 그림 사라 룬드베리 , 옮김 이유진

어린이 작가정신

제목과 그림에서 선뜻 어떤 이야기가 전개될지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잊어버리는 날? 그런데 왜 엄마인듯 보이는 여성이 아이의 소년의 손을 잡고 눈을 맞추고 있는 것이지?

책을 소개하는 글을 읽다가, 한 시인이 이 책을 보며 '선물해 주고 싶은 책이 또 한권 생겼다'는 내용을 듣고 궁금해졌습니다. 그리고, 일상의 한 에피소드가 담긴 그림책 안으로 들어가게 되었지요.

스웨덴 엄마들도, 혹시 우리아이가 다른 아이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면 어쩌나, 반 친구들이 모두 초대 된 생일잔치에 혼자 소외되면 어쩌나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요. 노아의 반 알마의 생일을 정작 친구인 당사자보다 엄마가 더 소란스럽게 챙기는 모습입니다. 엄마가 이 날을 깜빡 했었나봐요. 그래서 더 분주하게 준비를 시작합니다. 사실, 노아는 알마랑 논 적도 없는데, 엄마에게 그런 말이 통할 것 같지 않다는 판단을 한 걸까요. 노아는 주섬주섬 옷을 챙겨 입고 길을 나섭니다.

 

알마에게 가기 전, 알마가 좋아할 법한 선물 사는 것도 빼놓지 않습니다. 노아가 알마와 논 적이 없으니, 무엇을 좋아하고 어울릴지를 찾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거에요. 결국 그 선물 결정권도 엄마가 갖는 건 당연한듯 보입니다. 노아의 친구 생일잔치인데, 더 호들갑스럽고 더 조바심을 내는 엄마. 그 옆에 아이도 덩달아 부산스러워지는 게 당연할 듯 합니다.

 

그렇게 이동하는 곳에서 자신의 물건을 잘 챙기지 못하는 것이 반복됩니다. 안그래도 마음이 분주한 엄마는 더 노아의 물건을 다시 찾으러 다니며 우여곡절 끝에 알마의 집에 도착합니다.

드디어 도착한 알마의 집 앞. 그런데, 뭔가 이상하지 않나요? 생일 잔치날인데 창문으로 보이는 집안은 어두워보이고, 노아의 손에 들려져 있던 알마의 생일선물은 어디에 있는걸까요? 엄마의 가방속? 그랬으면 좋겠는데...

이렇게 이야기가 끝나면, '잊어버리는 날'이 아니라 '허무한 날'이 되었겠지요. 그런데, 여기서 이야기는 끝이 아닙니다. 노아와 엄마는 알지 못하는 그 뒷이야기를 우리는 책을 통해 볼 수 있다는 것이 독자의 특권!

바쁘고 분주하게 하루를 시작하고 뛰어다니다가 결국 그것이 아무것도 아니었다는 것을 보게 된다 하더라도, 그래도 누군가와 그 시간을 함께 보내고 또 함께 같은 표정을 지을 수 있다면 그것 또한 좋은 날이 아닐까 생각하게 되는 그림책. 그리고, 나의 실수가 내가 생각하지도 못한 일의 시작이 되고 누군가에게 뜻밖의 선물이 되면 참 좋겠다는 마음을 가지게 한 책.

실수가 가득한 날, 어쩌면, 위로가 되겠다 싶은 책. 그림책 《잊어버리는 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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