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우리 섬에 놀러 와 우리 그림책 39
허아성 지음 / 국민서관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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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우리 섬에 놀러 와

 

허아성 그림책

국민서관


 

평화롭고 잔잔한 바닷가.

반짝이는 햇살이 파도 위에 앉으면 그걸 보는 나도 반짝이는 기분.

표지만 보면 여름이 다가오니, 바다예찬, 바다로 부르는 그림책의 손짓 정도로만 여겼을거에요.

그런데, 겉표지를 넘기면 충격적인 풍경이 펼쳐집니다. 분명 같은 제목인데, 먼저 보았던 풍경은 몽글몽글 구름위에 뜬 기분이라면, 겉표지 안의 그림은 미세먼지 가득한 날 창문에 물을 묻힌 손가락으로 글씨를 쓴 듯 방호복을 입은 아이또래의 아이가 낯설어보입니다.

나 혼자 여름 바다의 풍경을 보기 아쉬워서 바다로 띄워보낸 쪽지한장. 혹시나 물에 젖을 까 플라스틱 병이 우체부 역할을 맡았습니다. 안에는 조개 껍데기 두개도 함께 선물로 담아서 말이죠.

바다로 보내진 플라스틱 통은 편지를 품에 안고 여행을 떠납니다. 누군가 자신을 발견해 이 활기차고 아름다운 섬에 찾아와 주길 기대하면서 말이죠.

사나운 폭풍우도 견디고, 이전에 겪어 보지 못한 뜨거운 태양과 바다도 견뎠는데, 플라스틱 우체부를 기다리는 것은 바다의 또 다른 모습입니다.

아니, 바다로 쓰레기를 보낸 줄 도 모른 사람들의 흔적이 바다 생물의 삶을 뒤덮고 있는 풍경과 맞닥들이죠.

코에 빨대가 박힌 바다거북이야기. 처음 들었을 때도 안타깝고 저 빨대를 뽑아주고 싶단 생각이 들었는데 그림책으로 다시 보니 더 처참하게 느껴집니다. 등껍질 위에 붙은 따개비와 마치 바다의 일원인양 그 옆에 자리잡은 그물들. 앞으로 플라스틱 편지통이 마주하게 될 풍경이 무엇인지 암시해주는 듯 하지요.

무거운 컨테이너를 싣고 가는 배가 지나간 뒤로 수 많은 고기들이 떼죽음을 당했습니다. 덩치가 큰 고래도 예외는 아니었어요. 날개를 가진 갈매기 조차 비닐이 자신의 가운인 듯 뒤집어 쓴 모습이라니... 갈매가가 알려준 저 쪽 방향에서는 또 어떤일을 만나게 될까요.

플라스틱 통이 분해되기 위해서는 400년이란 시간이 필요하다고 하지요.

소녀의 편지를 담은 이 플라스틱병이 다른 이의 손에 들어간 것은 얼만큼의 시간이 지난 때일까요. 그리고, 그 곳은 어디일까요?

겉표지와 책의 진짜표지를 보며 어떤 생각이 드셨나요?

두 곳이 닮았다는 생각, 혹시 해보셨나요?

 

말 없이, 바다의 풍경을 보여줬을 뿐인데

플라스틱섬, 환경오염, 다음세대, 지구의 환경, 멸종위기 동물들...많은 단어들을 떠올리게 하는 그림책입니다.

세월이 지나 우리 다음, 다음 세대들도 지금 우리가 보는 반짝이고 찰랑거리는 이 바다를 '아름답다'고 보게 되기를.

글이 없어서 더 마음으로 보게 되는 그림책 《아름다운 우리 섬에 놀러 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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