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잎 한 장처럼 - 오늘을 살아가는 당신을 위한 이해인 수녀의 시 편지
이해인 지음, 오리여인 그림 / 샘터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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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잎 한 장처럼_이해인 수녀의 시 편지

샘터




 

영원히 계속 될 것만 같은 풍경들이 있습니다.

재잘거리며 내 주변에서 늘 들리는 아이들의 목소리, 든든히 배를 채워줄 따뜻한 밥 한그릇, 창문을 열면 언제나 거기 있는 듯 보이는 산과 하늘 그리고 따뜻한 언어로 마음을 녹이는 시.

하지만 알지요. 아이들은 자라고 말 수는 줄어들고 따뜻한 언어를 들려주시는 시인들도 나이가 든다는 것을.

《민들레 영토》로 처음 접한 이해인 수녀님의 글, 성당에서 강연할 때 들은 그 맑은 목소리가 여전한데, 희수喜壽라 칭하는 만77세의 수녀님이 이번에 내신 책을 보며 그래도 글로 만날 수 있음에 감사하게됩니다.

사랑과 감사로 점철된 시를 보며, 사랑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더 사랑하고 기도해야겠다는 글들이 유난히 눈에 많이 들어옵니다.

오늘도 난 아이들에게 소리지르고 내 안의 화를 참지 못했는데, '힘든 사람부터/ 사랑해야겠다/우는 사람부터 /달래야겠다 // 살아 있는 동안은 /언제 어디서나 /메마름을 적시는 /비가 되어야겠다 /아니 죽어서도 /한줄기 비가 되어야겠다//'(비 오는 날의 연가.이해인)를 보고 내 안에 비처럼 스며든 사랑을 나도 온전히 나누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마음을 갖게됩니다.

삶의 해가 더해가면, 나도 지금도 행복하지만 더 행복할 그 곳을 소망하며, 지금 내가 만나는 이들을 더 어여쁘게 사랑으로 볼 수 있을까.

꽃잎 한 장의 무게를 아무렇지도 않게 이지러지는 것으로 여기고 관심도 없던 시절에서, 내 마음에 자리잡은 사람들 이름 하나하나를 꽃잎처럼 곱게 포개어 소중히 담아 천국에까지 가지고 가리라 마음먹으며.......

이해인 수녀님의 시는 어렵지않아서 좋습니다. 쉽고 만만하게 볼 수 있다는 말이 아닙니다. 그 시어가 내 마음에 들어올 때 억지로 이해하려고 쥐어짜지않아도 된다는 말입니다.

나이듦의 미학이라고 굳이 포장하지 않아도 남은 삶, 더 사랑하고 더 감사하는 삶을 살아야지 하고 주변을 따뜻한 색감으로 돌아 보게 하는 책 《꽃잎 한 장처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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