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안네 프랑크야! 평범한 사람이 세상을 바꾼다 9
브래드 멜처 지음, 크리스토퍼 엘리오풀로스 그림, 마술연필 옮김 / 보물창고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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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안네 프랑크야!

〈평범한 사람이 세상을 바꾼다〉 시리즈

브래드 멜처 글, 엘리오풀로스 그림, 마술연필 옮김

보물창고


 

'안네의 일기'로 우리에게 익숙한 안네 프랑크 이야기를 〈평범한 사람이 세상을 바꾼다〉 시리즈로 만나게 되었습니다.

유대인 홀로코스트의 실상을 십대 여자 아이의 일기를 통해 보게되어 더 생생하고도 실제적으로 느끼게 했던 안네의 일기.

예전에는 그저, 나랑은 거리가 먼, 전쟁 중 히틀러의 나치즘의 희생자로 안타깝다, 저런 현실이 비참하다고만 여겼는데

이번에 이 책을 통해 아이들에게 보여주면서 다시 접한 안네의 이야기는 느낌이 좀 달랐습니다.

안네가 일기를 쓴 때가 우리 아이 또래였고, 다시 접하게 된 안네의 일대기를 보면서 그녀가 태어난 해(1929년 6월 12일) 와 얼마 전 소천하신 나의 할머니의 연배가 일 년 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던 것을 알게 되었지요. 할머니의 죽음을 통해 할머니의 일생을 다시 생각해보며 할머니가 살았던 그 시대상황과 우리의 역사, 그로인해 지금 우리가 가족과 친척으로 연결된 이들을 할머니의 장례식을 통해 만난 것이 떠오르면서, 안네가 그 때 홀로코스트로 가족과 힘든 시기를 보낸 때가 우리가 해방을 맞기 직전이라는 것, 동시대에 세계 이쪽과 저쪽이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되어 있었다는 것이 새삼 다가왔습니다. 그 때 살아남았다면 안네의 후손들도 일가를 이뤘을 거란 생각도 들었구요.




 

글을 배우고 쓸 수 있다는 것의 중요성. 일제강점기에 우리 할머니 연배에 우리말을 배우고 익히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글이 사상과 생각을 지배한다는 것, 그리고 글을 모르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알리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을 다시 보게 되었지요.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이나 학교에 들어가서는 한글은 자연히 익히고, 영어나 다른 나라 언어를 배우는 것에도 교육열을 높이는 지금 현실에서는 안네가 글을 배우고 쓸 수 있었다는게 당연하게 느껴지지만, 당시 우리나라 상황에서는 '여자는~' 글을 익히는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니었으니까요. 안네가 글을 알고 쓸 수 있는 일기장이 있었다는 것 조차 후세에 사는 우리에게는 당연한 것이 아닌 감사한 일이라 받아들이게 됩니다.

시대와 무관하게 사는 아이들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회에 속한 이상 그 영향아래 자신의 시절을 보내게 됩니다. 유대인으로, 유대교를 믿으며 독일에 살 던 안네 가족도 독일이 히틀러의 통치아래 자신의 민족이 우월하다는 정책을 펼치며 다른 민족을 차별하기 시작하자 삶의 거주지를 네덜란드로, 또 거기서도 유대인의 별을 달고 살다가 결국 숨어사는 삶을 살게됩니다. 안네가 자신의 일기장에 쓴 이야기도 그런 삶의 이야기가 담겨있었지요.

그녀가 은신처 창문으로 보았던 밤나무의 변화, 발소리나 움직이는 소리가 나지 않게 하기 위해 화장실을 사용하면서도 물을 내릴 수 없는 이야기는 물론, 한 가족이 살기에도 좁은 그 공간에 새로운 사람들을 환영하는 이야기, 유대인이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이 알음알음 안네 가족과 그들의 은신처에 있는 이들을 도운 이야기들... 안네는 자신이 쓰는 이야기들이 전 세계 사람들이 읽는 필독서가 될 줄 생각지 못했을겁니다. 개인의 이야기인 일기가 누군가에게 읽힌다는 걸 예상이라도 했을까요.

그녀가 1945년, 베르겐- 벨젠 수용소에서 죽고나서 일기가 발견되고, 나중에 안네 아버지에게 일기가 건네져 1947년 안네의 일기가 출간되면서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읽히고 영감을 주는 책 중 하나가 되었지요.

당신 자신과 주위의 모든 것들에 깃든

아름다움을 생각하고,

부디 행복하세요

안네 프랑크

2021년의 마지막을 향해 가는 지금,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 해를 맞이하면서 지금 내가 하는 개인적이고 소소한 행동들에도 시대의 모습이 녹아져 있음을, 그리고 그 속에 함몰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자신 만이 발견할 수있는 밝음과 아름다움이 있음을.

쉽게 읽히면서도 명확한 메시지를 전하는 그래픽위인전 《나는 안네 프랑크야!》를 어린이에게 또, 어른들에게도 권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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