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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의 미용사 ㅣ 국민서관 그림동화 249
클레망틴 보베 지음, 막스 뒤코스 그림, 류재화 옮김 / 국민서관 / 2021년 9월
평점 :
공원의 미용사
클레망틴 보베 글, 막스 뒤코스 그림, 류재화 옮김
국민서관

막스뒤코스의 그림이라고 해서 먼저 눈이 간 그림책.
글작가는 다른 분이었지만 역시 막스뒤코스의 그림이라고 생각한 책 《공원의 미용사》
이 책 제목을 보며 떠오른 그림책이 있었습니다.
바로 《한밤의 정원사/테리 펜, 에릭 펜/ 북극곰》입니다. 두 권 모두 따뜻한 온기가 느껴지는 책이라고 할까요. 무엇인가를 다듬고 더 아름답게 한다는 것과 현실속에 판타지적 느낌이 가미되어 있는 느낌이라 떠올랐던 것 같아요.
《한밤의 정원사》가 나무를 다듬은 이야기라면, 이 《공원의 '미용사'》는 돌 조각상을 다듬는 조각가를 말하는 것이랍니다. 그런데 이상하죠? 그냥 조각가라고 하면 될 것을 우리가 머리카락이 길거나 모양을 바꿀 때 찾는 '미장원'의 미용사를 떠올리게 하는 단어를 왜 사용한 것일까요? 돌에도 생명력이 있어 머리카락이 자란다는 걸까요?

이야기는 아픈 삼촌을 매일 두 번 찾아가는 한 여자아이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삼촌의 집으로 가기 위해서는 공원을 지나가야만 하죠.

공원을 지나가면서 자연스레 계절의 변화와 사람들의 모습을 보게되는 아이. 그런데 놀라운 모습을 보게됩니다. 공원에 있는 조각상들의 머리카락을 비롯한 털들이 길어지는 것을 보게 된 것이죠. 단지 아이의 착각이었을까요?

조금의 차이라면 착각이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머리카락이 덥수룩하게 자라서 머리에 씌워진 모자가 흘러 내렸다면 이야기가 달라지겠지요? 아이는 아픈 삼촌을 찾아가면서 자신이 본 것을 하나하나 이야기합니다. 삼촌도 흥미를 가지고 자세히 물어보네요.
우리의 상식으로 이해되지 않는 모습을 보면 - 특히, 아이들이 어른들에게 그런 이야기를 하면 - 사실을 확인하기도 전에 버럭 화를 내거나 무시하기 일쑤지요. 하지만 삼촌은 그러지 않았어요. 《지각대장 존 / 존 버닝햄 /비룡소》 이 떠올랐어요. 존이 하는 말을 경청해 주었더라면 선생님은 그 누구보다도 존경받는 선생님이 되었을 텐데 하는 생각과 함께 말이죠.

공원의 비밀아닌 비밀을 아는 분이 여기 계시네요. 바로, 공원에서 비둘기들에게 모이를 주는 할머니!
할머니의 입에서 '공원 미용사'의 존재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정원사들이 할 수 없는, 돌을 쪼개고 갈 수 있는 도구와 기술이 있는 공원의 미용사가 있다는 사실. 그리고 그 미용사가 한동안 안 보였다는 이야기까지.
과연 공원의 미용사는 누구일까요? 공원의 미용사는 언제쯤 돌아와 다시 조각상들을 말끔하게 다듬어 줄까요?
막스 뒤코스의 섬세하면서도 한 폭의 작품을 보는 듯한 각각의 그림들과 함께 현실과 상상의 영역을 모호하게 만드는 클레망틴 보베 작가의 글이 어우러져 진짜 공원의 미용사와 그 미용사를 필요로하는 공원이 실제할 것만 같은 생각이 들게하는 그림책 《공원의 미용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