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의 발견 - 지휘자가 들려주는 청취의 기술
존 마우체리 지음, 장호연 옮김 / 에포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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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의 발견

지휘자가 들려주는 청취의 기술

존 마우체리 지음, 장호연 옮김

에포크


 

무엇이든 그 길을 앞서 걸어간 이의 안내를 따라가면 혼자서 가는 길보다는 쉽고 헤메지않고 가게 되지요. 음악도 마찬가지입니다. 얼마 전, 음악을 소개해주는 아이의 줌 수업을 옆에서 같이 듣다가 생상스의 동물의 사육제도 비발디의 사계도 새롭게 들리는 경험을 했습니다. 이 음악이 이런 느낌을 담고 있구나, 동물의 모습을 음악으로 담아내니 이렇구나 하고 구분할 수 있도록 말이지요.

이 책은 제목인 《클래식의 발견》보다, '지휘자가 들려주는 청취의 기술'이라는 부제목이 제 마음에 더 와닿았습니다. 존 마우체리 지휘자가 유명한지는 저자 소개를 보고야 알았지만 곡을 해석하고 수많은 연주자들의 소리를 모아 하나의 곡으로 연주하는 지휘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라면 우리가 느끼고 생각하는 방식과 또 다른 진중함과 깊이가 있을거란 기대 때문이었죠. 그리고, 책은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저자는 음악이란 무엇일까 라는 질문에서부터 우리가 막연히 '클래식음악'이라고 생각하는 그 범주를 정의하는데부터 시작합니다. 그리스음악으로부터 시작된 '서양음악', 그 중에 고음악과 초기 음악 다음에 특정 시기를 가리켜 말하는 '고전음악'을 카논(규칙, 척도)이라한다는 것까지 우리가 어느 부분의 음악을 다룰것인가를 분명히 보게 합니다. 단지 음악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예술'의 영역에 속하는 시각예술, 문학, 무용, 연극을 함께 언급함을 통해 같은 예술의 영역이지만 새로운 것에 활발히 반응하고 상영되고 소유되는 그들과 달리 음악은 250년간의 핵심 레퍼토리가 지금도 연주회장과 오페라 하우스에서 연주되고 있다는 것. 바흐와 헨델,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 슈베르트를 다 따로 들어보았지 이들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고, 또 세계대전을 통해 음악이 어떻게 단절되고 또 확산되어갔는지 보게되는 시간이었습니다.

존 마우체리의 글을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음악이란 무엇이고, 음악가와 그들이 연주하는 악기에 대해 관심이 옮겨집니다. 그러면서도 나무에 집중하기보다 내가 지금 보는 나무가 숲 안에 있음을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들. 서양음악을 누구보다 전문적으로 다룬 지휘자였음에도 그의 글에서는 특권의식이나 현학적인 느낌이 전혀 들지 않습니다. 오히려 서양음악은 우리가 마음을 열기만 하면 이해하기 쉬운 음악이라고, 음악은 사람들이 듣고 즐기도록 작곡된 것이라고 이야기하며 자신의 일화 속 경험을 통해 그 음악을 나도 듣고 싶은 마음이 들게 했지요. 고전음악이 한 국가나 인종의 표현이라기 보다 모두의 것이라고 이야기 하면서요.

그의 삶이 음악과 함께 한 삶이기에 한 작품 한 작품을 따로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작품을 감상하는 것에 대해, 작품과의 만남, 음악회-독주, 실내악, 합창, 교향악, 발레, 오페라 -에 가서, 그리고 작곡가와 연주자와 나 -저자-번역자-수용자-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는 가운데 무수한 작곡가들과 작품들이 언급되었습니다. 우리가 사는 삶과 동떨어질 수 없는 음악, 역사와 함께하는(구체적인 연도와 자신의 나이를 언급하니 더 실제적으로 다가왔지요) 음악이란 것을 계속 보게하면서요.

음악에 대한 그의 사랑을 책 한 권에 다 담을 수는 없겠지만, 이 책을 통해 고전음악을 감상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게해 준 책. 비록 이 책에 등장한 곡들 중 익숙한 것 보다 낯선 것이 더 많았지만, 그래서 새롭게 알게되고 그 음악을 들었을 때 조금은 친근하게 들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 책

《클래식의 발견》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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