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나기 싫어요! 나무자람새 그림책 4
김세실 지음, 폴린 코미스 그림 / 나무말미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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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나기 싫어요! _아이의 마음을 읽어요

김세실, 그림 폴린 코미스

나무말미


 

"엄마는 나를 못 믿어?"

아이에게 이 말을 들었을 때, 내 의도가 제대로 전달되지않고 아이의 마음에 상처를 줬다는 걸 바로 느꼈지요. 그리고 충격이었습니다. 이 말을 아이의 입에서도 처음 들었고, 이 말을 하는 아이 표정이 울먹거림을 참고 있는 모습이었거든요.

자신을 믿고 있다 여긴 대상에게 받는 배신감이었을까요..이후에 대화로 풀긴 했지만 아이를 향한 엄마의 태도를 생각해보는 시간이되었지요.

그렇게 찾아보게 된 것이 오은영박사님의 영상이었습니다.

'중요한 사람과의 관계에서 그 사람한테 만큼은 가장 소중한 대상으로 대해주기를 원하는 마음 =의존적욕구. 이것이 채워지지않으면 평생에 걸쳐 누군가에게 채우려고 한다.'

 

 

'아이와 동급으로 상대하려고 하지말기.

아이를 공격하려고 할 때, 내 마음이 평정심을 잃었을 때 일단 멈추고 다른곳으로 가 15초의 시간 가지기.'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육아팁이었어요.

그렇지. 아이는 내게 소중한 사람으로 여김받고싶어하는데. 내가 사랑하는 것보다 아이가 날 더 사랑한다는 말에 울컥했습니다. 그러고보니, 늘 아이의 모습에 위로받는것은 나였던거 같아서요. 혼내도 엄마를 찾고 엄마 눈치를 살피는 아이..엄마 사랑한다고 표현하는 아이들..

이런 생각 중에 보게된 그림책 《혼나기 싫어요!》는 안타까움 그 자체였습니다.

 

아이에게 퍼붓는 엄마의 말이 낯설지 않아 뜨끔했습니다. 아..저 말을 듣고 있는 아이...무서웠겠구나..

제3자의 입장에서 보면 보이는 것을...

속상한 것을 속상하다고 표현해주기만 해도 그 감정을 풀 실마리가 생기는 거죠. 하지만 말 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겁먹고 억눌려있다면?

그런 아이의 마음은 누가 알아주죠?

아이는 알고있습니다.

부모님의 불화. 그 속에서 어른들도 서로 상처받고있음을. 그렇지만 그것이 아이때문은 아닌데 아이는 계속 혼나는 상황가운데 그 아픔조차 자신의 탓인것으로 생각하게 됩니다.

...왜 선생님이 믿어 주지 않을까요?

이 말에서 다시 뜨끔..

아이는 가정에서 받지못한 신뢰와 믿음을 그래도 기댈만한 어른인 선생님께 바라고 있는데, 여기서조차 규칙과 잣대로 칼을 휘두르는 걸까.

영화 《원더》에서 봤던 문구가 떠올랐습니다. ' 옳음과 친절함 중 하나를 선택할 때는 친절함을 선택하라.' 선생님이 이 상황에서 이 문구를 떠올렸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아이가 바라는 것은 온전한 수용이었습니다.

아이의 말을 들어주길. 그리고 그저 안아주길. 다그치고 야단치는 목소리 대신 따뜻한 포옹...

엄마 아빠도 자라온 환경과 처한 상황이 녹록치않기에 자녀에게 사랑을 표현하는 것이 서툴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른다고 함부로 대하는 것이 면죄부가 될 수는 없는 일이지요.

책 마지막 페이지에는 서로에게 하지 못한 말, 바람과 사랑, 약속을 적을 수 있는 란이 마련되어 있어요. 이런 그림책을 통해, 또 육아를 돕는 영상이나 책, 멘토들의 도움을 받아 더 이상 자신의 속마음을 이야기 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없기를. 존재자체로 사랑받는 아이들임을 아이들이 알 수 있기를. 부모 또한 존재자체로 존귀한 이들임을 알기를, 그래서 아이들이 내 마음대로 해도 되는 내 소유가 아님을 인정하기를.

아이의 감정에 대해, 부모의 양육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그림책 《혼나기 싫어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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