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 씨, 시금치 주세요 사계절 아기그림책 21
이상교 지음, 이희은 그림 / 사계절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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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 보드북) 토끼 씨, 시금치 주세요

이상교 글, 이희은 그림

사계절

 

"토끼 씨, 토끼 씨, 시금치 주세요~!"

요즘, 종종 막내 아이에게 이 말을 하고 다가가면, 처음에는 무슨 말인가 싶어 가만히 있던 돌쟁이 아이가 이젠 제법 달아나는 시늉을 합니다.

책 속 토끼처럼 말이죠.

《토끼 씨, 상추 주세요》를 잇는 유아 그림책 《토끼 씨, 시금치 주세요》

음식 이름이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식습관과 관련된 책인 것 같지요?

첫 번째 책이 보다 직접적으로 '맘마먹자~'라는 말을 담고 있었다면, 두 번째 책으로 나온 이 《토끼 씨, 시금치 주세요》에서는 밥이라는 주제보다 '배려'가 담긴 책 같았습니다.

 
 

"토끼 씨가 길을 가다가 시금치 한 잎을 주웠어."

이야기의 발단은 이렇게 시작됩니다.

 

맛있는 향이 솔솔 풍기는 이 시금치를, 발견한 즉시 토끼 씨가 먹었더라면 '아 맛있는 시금치, 잘 먹었습니다!'하고 끝났을텐데,

토끼 씨는 도무지 이 시금치를 먹을 생각이 없다봅니다.

시금치 향을 맡은 다른 동물들이 이렇게 간절히 애원하며 다가옵니다.

"토끼 씨, 토끼 씨, 시금치 주세요."

그럼 토끼는 이렇게 말하죠.

"아니, 아니, 내 시금치야."

 

사실, 아이들에게 '시금치'란 맛있는 음식의 대명사는 아닙니다.

시금치가 뽀빠이 아저씨를 튼튼하게 해 주었다는 이야기에 반응하던 우리세대와는 다르게, '뽀빠이'가 누구인지 설명부터 해야하는 우리아이들에게 '초록색 채소'인 시금치는 그리 마음을 끄는 반찬이 아니지요.

하지만, 토끼 씨가 이렇게 소중하게 여기며 행복해하고, 다른 동물들이 줄기차게 이 시금치를 달라고 하는 것을 보면서 '시금치, 나도 한 번 먹어봐?' 하는 생각을 자연스레 가지게 합니다. 시금치 향이 어땠더라...하고 궁금해하기도 하구요.

 

'토끼 씨가 소중히 여기던 시금치를 냠냠 맛있게 먹었습니다~ ' 로 끝나는 것보다, 이 책이 더 따뜻하게 느껴졌던 건

토끼 씨가 아주 작은 소리를 듣고 한 반응 때문이었습니다.

시금치를 좋아하고 아껴서 다른 동물들에게도 주지 않았던 토끼가, 이 작은 동물의 목소리를 듣고 선뜻 자신의 것을 내어준 모습.

이 장면에서 우리 아이들은 나눔과 배려를 배웁니다. 그리고 그것이 내게 더 큰 행복을 가져 온다는 것도 보게되지요. 토끼 씨를 통해서 말이죠.

귀엽고 단순한 그림체에 군더더기 없이 표현된 유아 보드 그림책 《토끼 씨, 시금치 주세요》

'시금치'라는 소재를 통해 음식에 호기심을 가지게 하는 것과 동시에 나눔과 배려를 보게 하는 그림책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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