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지공주 대 검지대왕
신형건 지음, 강나래 그림 / 끝없는이야기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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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지공주 대 검지대왕

신형건 시

끝없는 이야기

 

코로나로 힘든 시기를 보내는 모두에게,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는 지금 읽을 거리를 더 많이 찾는 시기가 지금이 아닐까싶어요.

그 읽을 거리가 예전에는 신문이나 책이 었다면 요즘에는 손 안에서 모든 것이 찾아지는 스마트기기에 있다는 것이 달라졌지요.

뉴스도, 정보 검색도, 소설도, 일상의 이야기도 손가락만 누르면 뭐든 나오는 보물창고. 하지만 세대에 따라서 그것을 활용하는 모습도 다릅니다.

 
 

스마트 폰을 손에 들고 엄지 손가락 둘을 사뿐히 눌러대면 속사포같은 말이 타타타닥 - 이건 젊은 세대들의 활용법.

검지손가락을 신중히 들고 버튼 하나하나 눌러대는 건 새로운 기기가 낯선 어르신들의 활용법.

이 것을 빚대어 '엄지 공주'와 '검지 대왕'의 대결로 이야기한 것이 신선했습니다. 처음에 엄지공주와 검지대왕이래 했을 때, 지적질 하는 검지 손가락, 최고라 말할 때 올리는 엄지 손가락을 생각했거든요. 그 손가락의 대결보다 '타자 주법'의 이 '엄지 공주와 검지 대왕'이야기가 오히려 따뜻하게 느껴졌다면 이상할까요? 말의 속도전에서 엄지 공주가 항상 승리하지만, 그래도 엄지공주와 검지 대왕 사이에는 말이 오고가는 교류가 있다는 이야기 일테니 말이죠.

 

 

시인은 자신이 본 것과 느낀 것을 시로 풀어내는 이들이지요. 그래서 이 시집에는 시인이 세상을 바라보는 눈과 그것을 보며 느끼는 바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어요.

세대간 다른 스마트기기 활용에 대한 모습이 '엄지 공주 대 검지 대왕'에서 보였다면, 과학 기기가 발명되고 우리가 그것을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 하더라도, 그래도 하얀 눈밭 하얀 새털구름을 바라보는 그 시간에 대한 그리움. 웃음 '소리'보다 카톡 속 'ㅋㅋㅋ'에 익숙한 웃음이 현실이라는 안타까움. 뉴스 속에서 들려오는 안타까운 상황에 대한 마음과 자연을 소중히 대하지 않고 인간의 편리에 따라 이용함에 대한 미안함. 다시 자연을 향하는 자연스런 행복감.

우리에게 익숙한 스마트폰이고 편리함을 주는 도구이지만,

가끔은 펜과 종이에 끄적이며 생각을 풀어내고, 하늘을 바라보고 꽃내음을 맡아보는 여유로운 걸음을 걸어보기를.

생각하는 시간 조차 없이 무심코 지나간 시간을 돌아보게 하는 시집 《엄지공주 대 검지대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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