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난 눈 - 2021 볼로냐 라가치상 오페라 프리마 부문 스페셜 멘션 수상작
박현민 지음 / 달그림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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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없는 책] 엄청난 눈

박현민

달그림

 
 

지난 밤, 소리없이 엄청난 눈이 내렸습니다. 펑펑 내리는 눈을 치우기 위해 아이들이 나섰습니다. 아빠와 함께 장갑과 외투를 든든히 입고 간 아이들은 한참 뒤 몸이 꽁꽁얼어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정작 눈을 치운 건 아빠 뿐, 아이들은 신나게 놀고 집으로 돌아온 것이지요.

눈이 오면 출근 길 빙판을 걱정하는 건 어른들 생각일 뿐, 아이들은 눈사람 만들고, 눈싸움하고 그저 하늘에서 내려온 하얗고 포근해보이는 신기한 것에 마음을 빼앗기고 말지요.

 

글 없는 책인 이 《엄청난 눈》에서 글이 나오는 부분은 제일 앞 장, 엄청난 눈이 오면 눈사람을 만들고 눈싸움을 해야한다는 말 뿐입니다.

그리고 등장하는 두 사람의 행동을 따라 시선이 옮겨집니다.

 
 

하얀 것은 눈이고 파란것은 그 눈이 치워진 공간.

노란 옷과 모자를 쓴 것은 사람이고 제설차까지 동원해야 치울 수 있는, 그야말로 엄청난 눈이 내렸네요!

 
 

위로 한 장 씩 올리며 보는 이 그림책은 눈이 쌓일 수 있는 최대치를 보여주는 듯 합니다.

이런 눈을 치우는게 만만치 않을 듯 한데, 책 속 두 주인공은 이 모든 상황을 머릿속에 그리고 있는 듯 가야할 길을 정확히 그리고 있네요. 《샘과 데이브가 땅을 팠어요 /맥 버넷/시공주니어》에서 땅을 파는 두 주인공은 바로 앞에 보물을 두고도 애먼 길만 팠는데 말이죠.

 
 

눈을 치우는게 이들의 목적일까요?

하얀 배경이 눈이라, 이들의 행동이 팬터마임처럼 보이기도 하네요. 눈을 굴리고 눈싸움도 하면서 이들이 완성한 것은...!

책 시작에 힌트를 주고 시작했음에도, 책 장을 넘기고 접혀진 장을 펼치기 전에는 눈치채지 못했던 이야기.

정말, 이렇게 엄청난 눈이 내리면

이들처럼 내리 눈을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눈 내린 날,

다시 한 번 찾아보게 되는 책 《엄청난 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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