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전에, 그림책 옆 꽃을 잠깐
봐주세요.
무슨 꽃 일까요?
...
정답은 튤립!
튤립이 저렇게 생겼던가 싶으실거에요.
저건, 튤립 꽃잎을 뒤집어 놓은 거에요.( 꽃에다 무슨짓을
한거야!하신 분은 없으시겠죠...나름, 전문가 선생님께서 알려주신 꽃꽂이 방법이랍니다~)
늘 접하고 알고있다고 여겼던 것을 새롭게 발견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 그림책도 그랬습니다.
제목과 표지에 그려진 까까머리 아이만보고 재미있는 이름이네~하고
지나칠 뻔 하다가, '윤동주 동시'라는 말에 손에 들게 되었습니다. 윤동주가 쓴 시에 '만돌이'가 있었나 하구요.
하긴, 윤동주의 '서시'나 '별헤는 밤'말고는 그저 스쳐지나가듯 본
게 다였습니다.
얼마 전, 아이들이 문학수업으로 윤동주 시를 접하더라구요. 한글날
기념(!)으로 아이들과 함께 본 영화 [말모이]를 문학 선생님도 언급하시더라면서 윤동주 시인이 활동했던 당시 상황을 이야기하는 아이들이 신기해
집에있는 윤동주 시인의 시집을 꺼내 주었습니다. 그 속에 우리에게 익숙한 대표시와 함께 이 '만돌이'가 있네요! 윤동주 시인의 동시'소년'이
그림책으로 나오고 (보림출판사) 가곡으로 만들어지면서 새롭게 본 기억이 나면서, 이 그림책도 기대가 되었습니다.
책을 읽은 제 첫 반응은,
윤동주 시인의 시가 이렇게 재미있어도 되나? 하는 것이었습니다.
무겁고 암울한 시대상이 그의 시 속에 담겨있기에 윤동주 하면 그런
느낌의 시만 쓸 것 같은데, 표면적으로 읽힌 시는 시험보기 싫은 아이가 돌재기(자갈돌)를 주워 던지다가 목표물에 맞힌 정확도60퍼센트를 믿고,
저녁 한 밤까지 공차기하고 놀다가 집으로 돌아간 이야기입니다.
작가도 다음 날 시험 결과가 궁금한지 마지막에 묻네요. 그 이튿날,
만돌이가 백지를 냈을지, 정말 60점을 맞았을지 하고 말이죠.
첫 번째 훑어 봤을 때는 그냥 웃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볼 때는 그냥 웃어도 되는걸까 싶었습니다.
귀여운 그림에 천방지축 만돌이라도 그냥 품에 안아주고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작품이 1937년정도에 쓰여졌다고 추정된다는 것을 보고 말이지요.
제2차 세계대전 중 일부로 여길 수 있는 중일전쟁이 시작된 해
1937년. 아이들이 학교를 간다해도 배우는 것은 우리말이 아닌 일본어로 진행되는 일본위주의 수업내용이었을겁니다.
그림책에서는 만돌이가 수학 시험지를 마주 한 것으로 그려졌지만, 그
시험이 수학 시험인지 언어인지 역사인지는 모르지요. 하지만 그 시험지가 일본어로 대화하는 교실 속에서 일본어로 질문이 적혀있지 않았을까 조심스레
추측해봅니다.
만돌이는 시험 공부가 하기 싫었던 걸까요, 아니면 일본어가 말하는
그 내용을 대하기 싫었던 것일까요.
동시에 그림이 입혀져 다시 세상에 나온 동시그림책
[만돌이]
그냥 읽어도 좋지만, 시인과 시인이 살았던 시대와 함께 생각해본다면
생각꺼리가 더 풍성해 질 그림책.
오늘 날에 이 만돌이가 살았다면 이 후의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되었을지, 그 때의 만돌이의 마음은 어땠을지 이야기하면 좋을 동시 그림책.
윤동주 시인의 동시를 김정민 작가의 그림으로 입힌
그림책[만돌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