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기분은 카레 - 평범한 듯 특별한
노래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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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기분은 카레

평범한 듯 특별한

글,그림 노래

위즈덤하우스

 
 

어릴 적, 나는 카레를 좋아했습니다. 지금도 물론 싫어하지 않구요.

하지만 제가 아는 카레는 몇가지로 고정되어있었죠. 크게 바뀌지 않은 그림은 노란색이라는 것. 인도나 파키스탄의 카레가 지금 우리가 먹는 카레와 다르다는 건 알았지만 카레를 지금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다양하게 먹을 수 있는지는 몰랐습니다.

 

초록색 카레도 카레인가? 검은색은 카레 아닌 짜장아닌가? 고등어가 들어간 카레도 있다고?

카레 레시피도 아닌 책이, 들여다 볼 수록 카레에 대한 호기심과 더불어 직접 카레를 만들 마음을 일으키는 책 ㅡ 저도, 책 읽다가 카레를 만들었다는 ㅡ이었습니다.

책은 저자가 일상과 비일상을 오가며 만난 열 가지 카레와 함께 사진으로 기억하는 카레의 기분, 못다 한 일곱 가지 카레 이야기가 담겨있었습니다.

 

카레를 대하며 일상에 대한 경의를 새롭게 느낀다? 그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보통의 여염집에서 카레를 한다고 하면, 냉장고 안에있는 여러 채소를 아이들에게 먹이기 위한 방법으로 쓰인다던가, 무난한 한 그릇 밥으로 먹기 좋은 음식 그 이상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는데, 카레를 좋아한 이후 일년에 300번 정도 카레를 먹는다는 저자의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음식이야기는 삶의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저자가 가장 먼저 소개하고 또 가장 많이 먹는다는 버터치킨 커리이야기를 풀어낼 때, 스파이스 파우더와 가루로 갈지 않은 홀 스파이스로 만드는 스파이스 카레가 매일 만드는 커리라도 향신료의 배합, 함께 들어가는 재료, 요리 타이밍과 방법에 따라 맛과 향이 달라진다는 것과, 이미 카레에 대해 일가견이 있기에 가게까지 차리신 것일텐데, 일본으로 카레 수련을 다녀 온 뒤로 또 버터치킨 카레의 맛이 조금씩 바뀌었다는 것을 보며 똑같은 하루지만 발전없는 하루하루가 아니라는 것을 보게 되었지요.

카레에서 만나는 소확행. 나를 즐겁게 만드는 요소가 무엇인지 돌아보고 기억하는 것. 뭘 그리 사소한 것에 시간을 들이나 싶기도 하지만, 우리가 행복을 느끼는 것은 이렇듯 사소한 일이 대부분이었다는 것을 떠올리고나자 저자가 그 대상을 '카레'에서 찾은 것일 뿐 우리도 그 무엇인가에 나의 즐거움을 두고 있다는 것, 다만 이렇게 깊이 생각하지 않고 지나친 시간이 많았구나 싶었지요.

소중한 인연이라고 여긴 그곳에서 연결되어 또 다른 곳을 알게되고 삶의 지평이 넓어지듯 책의 흐름도 그렇게 자연스레 카레의 범주를 넓혀갔습니다. 무언가를 좋아하게 되면 깊게 넓게 알아가게 되는 건 당연한 수순이었을까요. 그렇게, 저자가 경험한 카레를 따라 군침흘리며 '나도 가서 먹어보고 싶다'하는 카레들이 늘어갔습니다.

 

때로는 즐거운 마음으로 어떨때는 멍한 모습으로, 때로는 설레임으로, 가끔은 쓸쓸할 때도 곁에 두는 카레.

카레의 다양한 맛 만큼이나 다양한 감정을 마주하며 풀어놓는 작가의 이야기를 듣는 일도 매력적인책. 그 보다, 정말, 가능하다면 카레 여행을 떠나보고 싶게 만드는 책.

크고 작은 고민 속 카레라는 확실한 답. '오늘 카레를 만나 다행이야'라는 작가 옆에서 같이 숟가락을 얹고 싶게 만드는 책

[오늘의 기분은 카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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