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전쟁 (30만부 돌파 기념 특별 합본판)
김진명 지음 / 쌤앤파커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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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전쟁_김진명 장편소설

30만부 돌파 기념 특별 합본판

쌤앤파커스

 

세계를 움직이는 흐름은 무엇에 의한 것일까.

사실보다 더 사실같은 이야기,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싸드>, <직지>등의 책을 낸 작가 김진명의 <미중전쟁>을 보게되었습니다. 이 책이 나온게 2017년. 지금 책을 읽는 것이 다소 늦은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30만부 돌파 기념 특별 합본판으로 1,2권을 묶은 두툼한 책을 들고 설레었습니다. 이 책은 또 세계를 보게해줄까 하는 기대로 말이죠.

시작은 불법자금 운용을 조사하는 한 조사원의 행적으로 부터 시작합니다. 세계은행 자금을 받은 아프리카 나라들이 비엔나에서 초단기 투자 자본으로 돌아다니는 것을 조사하는 세계은행 특별조사요원 김인철. 이 일을 조사하는 것이 한 사람의 역량으로 가능할 까 싶었는데, 그건 기우였습니다. 이 일을 조사하는 것은 조족지혈, 더 큰 일은 조사를 위해 소개받은 펀드매니저의 자살로 부터 시작됩니다. 승승장구하던 펀드매니저의 자살. 그가 다루던 자금의 실 소유주를 알게되면서 목숨을 버린 이유라는 것을 알게된 김인철은 그 자금의 실 소유주를 찾는 일을 시작합니다. 그 자금이 IS와 관련있다고 생각했고, 비엔나에서 케이맨제도로 돈을 보낸 뒤 미국으로 불법으로 반입하려던 일행을 체포하는 것 까지는 그러했지요.

미중전쟁인데 왜 미국도, 중국도 등장하지 않고 검은돈의 행방에 대한 이야기가 먼저 나오는 것일까. 거대하게 보이던 대국들이 일으키는 전쟁이 사실 그 아래에 흐르는 것이 '돈'과 무관하지 않았거든요. 북한의 수소폭탄 개발,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향한 전쟁 시나리오를 짜는 것, 중국과 러시아와 한국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마치 화면전환을 하듯 각각의 장소에서 벌어지는 그들의 대화와 행동 - 절대 대중에게는 드러내지 않는 실제의 모습을 - 책에서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북한의 수소폭탄 개발도 사실이고 그것이 전쟁의 도화선이 될 수 있음도 분명하지만,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난다면, 그것의 실질적인 이유는 세계평화가 아니라는 것. 각 국은 철저히 자기 실리를 좇아 움직이는 것이 당연하지만, 그 이면에는 나라보다 더 소수의 집단들이 자신의 논리로, 결국은 자신의 부와 권력을 굳건히 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것이 씁쓸했습니다.

소설의 형식을 빌어 말하고 있지만 겉으로 드러나는 현상에 묻혀 정말 보아야 할 흐름을 보지 못하는 걸 소설 속 인물 '김인철'의 행적으로 보게하고, '최이지'의 모습으로 제언하고 있는 것 같았지요.

요즘 한국을 보면 모든 면에서 다 찢어져 있어요.

친미와 친중으로, 보수와 진보로,영남과 호남으로, 노인과 청년으로.

그리고 무엇보다도 안타까운 것은

사회에 가치관이 없다는 거예요.

그러다 보니 모든 사람이 다 돈에 얽매여 있어요.

<미중전쟁> p.167 최이지의 말 中

소설 속에서 나와 현실세계를 바라볼 때도 여전히 울리는 이 말. 주변 나라들의 상황에 민감하게 대처해야 하는 것도 맞지만 그보다 우리가 어떤 가치를 가지고 그들을 대하며 움직일 것인가를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대척점에 서 있는 듯한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눈치만 보지 말고 우리의 원칙을 먼저 분명히 하자는 작가의 말이 이 소설을 통해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아닐까 싶어요. 처음 부터 큰 그림을 염두해두고 움직인 것은 아니었지만 미심쩍은 점을 덮어두기보다 실체를 드러내고자 했던 김인철처럼 원칙을 세우고 움직여갈 때 뜻을 같이 하는 이들이 있음을 보게되고 결국은 시도하지 않았을 때와 확연히 다른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을 보여주었으니까요.

1,2권 합본으로 인해 제법 두꺼운 책이 되었지만 굵직굵직한 나라 속 이야기와 함께 주인공이 난관을 헤쳐나가며 만나는 이들과 나누는 대화를 통해 흥미진진하게 현실 경제와 정치를 다시 관심있게 보게해 준 책. 김진명의 <미중전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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