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움직이는 흐름은 무엇에 의한 것일까.
사실보다 더 사실같은 이야기,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싸드>, <직지>등의 책을 낸 작가 김진명의 <미중전쟁>을 보게되었습니다. 이 책이 나온게
2017년. 지금 책을 읽는 것이 다소 늦은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30만부 돌파 기념 특별 합본판으로 1,2권을 묶은 두툼한 책을 들고
설레었습니다. 이 책은 또 세계를 보게해줄까 하는 기대로 말이죠.
시작은 불법자금 운용을 조사하는 한 조사원의 행적으로 부터
시작합니다. 세계은행 자금을 받은 아프리카 나라들이 비엔나에서 초단기 투자 자본으로 돌아다니는 것을 조사하는 세계은행 특별조사요원 김인철. 이
일을 조사하는 것이 한 사람의 역량으로 가능할 까 싶었는데, 그건 기우였습니다. 이 일을 조사하는 것은 조족지혈, 더 큰 일은 조사를 위해
소개받은 펀드매니저의 자살로 부터 시작됩니다. 승승장구하던 펀드매니저의 자살. 그가 다루던 자금의 실 소유주를 알게되면서 목숨을 버린 이유라는
것을 알게된 김인철은 그 자금의 실 소유주를 찾는 일을 시작합니다. 그 자금이 IS와 관련있다고 생각했고, 비엔나에서 케이맨제도로 돈을 보낸 뒤
미국으로 불법으로 반입하려던 일행을 체포하는 것 까지는 그러했지요.
미중전쟁인데 왜 미국도, 중국도 등장하지 않고 검은돈의 행방에 대한
이야기가 먼저 나오는 것일까. 거대하게 보이던 대국들이 일으키는 전쟁이 사실 그 아래에 흐르는 것이 '돈'과 무관하지 않았거든요. 북한의
수소폭탄 개발,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향한 전쟁 시나리오를 짜는 것, 중국과 러시아와 한국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마치
화면전환을 하듯 각각의 장소에서 벌어지는 그들의 대화와 행동 - 절대 대중에게는 드러내지 않는 실제의 모습을 - 책에서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북한의 수소폭탄 개발도 사실이고 그것이 전쟁의 도화선이 될 수 있음도 분명하지만,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난다면, 그것의 실질적인 이유는
세계평화가 아니라는 것. 각 국은 철저히 자기 실리를 좇아 움직이는 것이 당연하지만, 그 이면에는 나라보다 더 소수의 집단들이 자신의 논리로,
결국은 자신의 부와 권력을 굳건히 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것이 씁쓸했습니다.
소설의 형식을 빌어 말하고 있지만 겉으로 드러나는 현상에 묻혀 정말
보아야 할 흐름을 보지 못하는 걸 소설 속 인물 '김인철'의 행적으로 보게하고, '최이지'의 모습으로 제언하고 있는 것 같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