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아버지의 폭력이 정도를 넘어 깨진 소주잔이
범수를 향하던 그 날, 누군가 계단을 성난듯이 올라오는 소리를 듣습니다.
자신이 그 편의점 앞 아이를 지켜보다가 담배꽁초가 담긴 컵라면을
먹지 않게 하려고 달려간 것 처럼, 편의점 앞에 더이상 나타나지 않던 아이(찬혁)가 범수가 위험에 처한 것을 알고는 부리나케 달려온 것이지요.
언제나 그곳에 있었던 것 처럼.
...
삶을 포기해 버린 한 사람의 인생. 안타깝고 기구한 사연에 딱한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범수 아버지처럼 자신을 구하기 위해 친구가 죽고 자신도 다리를 절게되었으니 이 전에 보던 세상과 달리 보일 수도
있었겠지요. 하지만 그 분을 아이에게 푸는 것은 별개의 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힘을 내야하고 삶의 의지를 가져야하는 것은 나를 통해 세상에
나온 생명이 있기에, 아이들에게 주어진 삶을 지켜줄 수 없을 망정 그 삶을 부수는 것은 하지 말아야 하지 않을까요.
오늘 아침 뉴스에 술 취한 엄마에게서 맞은 아이가 맨발로 뛰쳐나와
근처 편의점에 도움을 구했다는 기사를 접했습니다.(jtbc. 8.7 저녁8시56분 하혜빈기자 입력기사) 픽션으로 접한 이야기가 논픽션으로
다가오니 이상했습니다. 소설이 현실을 담고 있다고 하지만 더 이상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면서...혹여나, 위태한 상황을 겪고 있는
아이들을 본다면 잽싸게 달려갈만한 이들이 곁에 있기를. 내 아이들에게 나는 어떤 부모인지... 범수와 찬호와 같은 아이들이 보호받을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그 아이들을 돕기위한 방법은 어떤것이 있을지.. 숙제를 남기는 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