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대기랑 돌멩이랑 북극곰 무지개 그림책 60
베스 페리 지음, 탐 리히텐헬드 그림, 이순영 옮김 / 북극곰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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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대기랑 돌멩이랑

베스 페리 글, 탐 리히텐헬드 그림, 이순영 옮김

북극곰

 
 

책을 읽어서 길가의 막대기와 동글동글한 돌들을 주워오는 걸까요, 아니면 막대기랑 돌멩이가 좋아서 이들이 등장하는 이 책이 좋은걸까요?

순서가 어찌되었든, 요즘 저희 집에는 막대기 몇 개와 소중한 보물 돌멩이들이 하나씩 쌓여가고 있습니다. [막대기랑 돌멩이랑] 이 책을 읽는 것도 잊지 않고 말이죠.

 
 

막대기와 돌멩이. 겉으로 드러난 모습부터가 확연히 다릅니다. 하나는 삐죽이 길고, 하나는 한 번 구르면 멈추지 않을 듯한 외형.

이들의 탄생은 책 앞 면지와 뒷 면지에 그려져 있습니다. 책의 시작과 끝에 각각 그려질 만큼 이들 사이의 공통점은 없어보였죠. 하나 닮은 것이 있었다면 홀로 있을 때의 외롭고 쓸쓸함이랄까요.

혼자는 재미 없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낀 둘은 놀이터에서 마주합니다. 그리고 그네에 올라탔어요.

지나가던 솔방울이 그네타는데 서툰 돌멩이를 놀렸습니다. 둥근 몸집이 불리하게 작용했거든요. 돌멩이를 계속 놀리던 솔방울에게 막대기가 한 마디 합니다. "저리 가!"

 

"와! 네가 날 막아 줬어!" 돌멩이가 속삭였어요.

"그게 바로 막대기가 하는 일이야.

친구가 하는 일이기도 하지."

친구를 놀리면 놀리지 말라고 이야기 하고, 부당하다고 여겨지는 것은 대신 나서서 맞설 수 있는 것이 친구라는 것. 어쩌면 너무 당연하고 마땅한 것인데, 이 장면이 요즘 만나는 뉴스 기사들을 보면 더 간절하게 느껴집니다. 아이들도 무엇이 옳은 것이고 정당한 것인지 아는일인데, 왜 부당하게 맞는 동료를 보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는지, 왜 보호해줘야 할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보호대신 폭력을 휘둘렀는지...

막대기는 그네 타기에 서툰 돌멩이를 보고, 왜 너는 나와 다른 모습을 하고 있느냐고, 왜 그네를 잘 타는 나랑 똑같지 않냐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이렇게 말하죠, '친구'라고요. 친구가 하는 일이 부당한 상황에서 대신 나서줄 수 있는 것이라구요.

 
 

함께 다니고 함께 탐험하고 함께 쉬고. '친구'로 동행하는 막대기와 돌멩이는 함께 하는 것이 얼마나 좋은 것인지 알게해주었습니다. 길을 헤쳐 나갈 때도, 무서울 때도, 낯선 곳에 다녀도 친구랑 함께라면 도전해볼 만한 것이었습니다.

원하지 않았지만 매서운 폭풍우에 잠시 떨어져 있던 시간도 있었지만, 서로를 그리워하며 찾는 그 시간이, 그리고 서로가 서로를 도와줄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것을 알게되는 시간이되기도 합니다.

혼자서는 1과 0일 뿐이지만, 친구로 함께라면 거뜬히 10이 될 수 있는 관계. 한 때 적의를 보였던 이들조차 - 솔방울이야기에요^^ - 언제부터인지 이들 곁에와서 용서를 구하며 함께 하기를 원하는 관계가 된다는 것.

귀여운 그림의 단순한 내용이지만 친구와 우정에 대한 이야기를 비유적으로 잘 드러낸 그림책.

무엇보다도 아이들이 쉽게 접하고 좋아하는 나뭇가지와 돌멩이를 등장시켜서 막대기와 돌멩이를 볼 때마다 '친구'란 어떤 것인지 떠올리고 먼저 좋은 친구가 되고 싶은 마음이 생기게 하는 그림책 [막대기랑 돌멩이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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