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대로 안 되는 게 인생이라면 - 살면서 누구나 고민하는 인생 질문에 대한 명쾌한 대답
이근후.이서원 지음 / 샘터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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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대로 안 되는 게 인생이라면

살면서 누구나 고민하는 인생 질문에 대한 명쾌한 대답

이근후 이서원 대화

샘터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이란 책이 기억나시나요? 생을 얼마 남기지 않은 모리선생님과 화요일 마다 만나며 그의 지혜를 얻고 그 대화를 글로 옮긴 책이 한동안 베스트셀러로 자리잡았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 책에 빗대어 이 책을 '이근후 선생님과 함께한 수요일'이라고나 할까요? 정신과 전문의로 은퇴후에도 행복한 나이듦을 보여주는 이근후 선생님과 그와의 인연을 그냥 보내기 아쉬워 기록으로 남기고자 몇 달 동안 수요일마다 찾아가 나눈 대화를 글로 기록한 이서원 선생님의 글이 바로 이 책입니다. 우리가 사는게 왜 이렇게 힘든지에 대한 질문에 선문답이나 모호함 대신 그 질문이 나오는 관계 속에서 자연스레 풀어지는 이야기를 글로 만났습니다.

목차를 보니 인생을 살아가는데서 맺는 관계속의 거의 모든질문들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해도 과언이 아닌데 어떻게 답해주실지 궁금했습니다. 나와 나의 관계- 불안한마음, 미움, 상처, 자존감 열등감, 창의성 등 - , 나와 세상, 가족과의 관계, 자녀와 부모와의 관계, 부부, 회사 생활에서의 관계 등 다양한 관계속에서 생기는 상황들이 나와 있었습니다. 차근차근 읽어가는 것도 좋겠지만, 지금 바로 듣고싶은 답을 먼저 찾아보는 것도 좋을거같았어요. 그렇게 제일 먼저 펼친것이 자녀가 게임을 하는 것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5장 첫번째 질문이 '게임만 하는 아이를 보면 속이 탑니다'였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개학이 연기되면서 스마트기기에 노출되는 시간이 많아진 아이들. 자연스럽게 집안에서의 놀이를 찾다보니 게임에 할애되는 시간이 길어졌습니다. 재미가 있으니 하는 것이겠지요. 그리고, 그 게임에 빠져들도록 만드는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게임의 원리, 돈을 벌기위한 어른들의 틀 속에 있는 아이들을 보며 아이들을 안스러운 마음으로 봐야한다는 이야기도 하시네요. 즐거움의 원료가 바닥이 났기에 게임으로라도 즐거움을 찾으려하는구나 하구요. 할 만큼 해야 그만두겠지만 엄마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면서 게임을 하게 하라는 말을 보고는 얼마 전 아이가 하던 기도가 떠올랐습니다. 게임을 하게 해 준 아빠에게 스마트폰을 전해받고는 둘째가 '하나님 죄송해요'하면서 게임을 하더라구요. 게임을 안해야하는건 알면서도 하고싶은 마음이 이런 기도가 나오게 한 것 아닐까요. 아이들 아빠가 아이들에게 사랑과 지켜봄으로 안쓰러운 마음으로 기다려주는 것을 아이들이 느끼는 구나 하는 것을 책을 보며 생각할 수 있었어요. 그러면서 한편 이근후선생님의 말을 이어 덧붙이는 이서원 선생님의 글을 보며 제 마음에도 슬픈마음이 잦아들었습니다. 일과 공부에 재미를 느끼지 못해 게임을 찾는 아이들. 공부가 즐거워지고 일이 즐거워 지는 큰 틀이 바뀐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바꿀 수 있는 작은 것 - 사랑을 아이 가슴에 담아주고 지켜보는 것 -이 부모가 할 수 있는 것이라는 것.

같은 말을 접하더라도 듣는 이가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 그래서 이근후 선생님은 책 서두에 '듣는 사람의 마음으로 읽어주세요'라고 이야기하시네요. 정답이 있는 이야기가 아니라 듣는 각자에게 와닿는 것이 다를 수 있으니까요. 질문에 탁월한 시선으로 이야기를 해주시는 선생님의 이야기 자체도 좋지만 각자의 상황에서 적용하는 부분은 분명 달라질거에요. 그렇다고 자기만의 답을 가지고 들으면 들리지 않겠지요.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어떤 이야기라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조직, 공동체가 되도록 하는 것. 글을 읽으면서 내 안에서도 정반합의 이야기들이 진행되더라구요.

너무 소소해서, 혹은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꺼내놓을지 몰라 시작하지 못한 물음들을 책을 보며 떠올리고 생각할 수 있게한 책.

끊임없이 다른사람과 비교하게 하고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하며 더 더 더 무언가를 하도록 요구하는 사회 속에서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고 불평하는 인생이 아니라, '최소한'의 주머니에 담겨있는 행복을, 행복이라는 나무에 작은 것들을 주렁주렁 매달며 사는 삶을 그려보게하는 책

이근후 이서원 선생님의 대화 [ 마음대로 안 되는 게 인생이라면]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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