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제벨 - 착한 어린이 대상!
토니 로스 지음, 민유리 옮김 / 키위북스(어린이)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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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어린이 대상! 제제벨 _토니 로스 그림책

지음 토니 로스, 옮김 민유리

키위북스

 
 

착한 어린이란 어떤 어린이일까요?

제목부터 아이들의 반감(!)을 샀던 그림책, 그래서 더 보고 싶어 하던 그림책

[착한 어린이 대상! 제제벨]

아이들이 먼저 보고는 제게 이 제제벨이 얼마나 착하지 않은지 열변을 토한 그림책이었어요.

^^

이 그림책 내용에 들어가기 앞서, 표지 그림을 보고 연상되는 책이 있으셨나요?

어...어디서 많이 봤는데...? 하고 생각했더니, 그림책 작가가 토니 로스!

영어 그림책으로 만나 본 리틀 프린세스(little princess) 시리즈와 Don't do that의 그림, 바로 그 그림체였지요.

그동안 접했던 토니 로스 작가님의 책은 아이들의 마음을 유쾌하게, 또 긴장되면서도 재미있게 만들어주었기에

이 책도 기대하며 보았습니다.

제제벨은 정말 모범적인 아이에요. 다분히 어른들의 입장에서요.

언제나 깔끔한 옷차림과 정돈된 방.

쓰고난 물건을 제자리에 두라고 소리치는 게 일상이 된 우리집에서는 감히 제제벨의 일상이 딴나라 이야기 같습니다.

게다가 반려동물의 똥을 치우고 선물에 대한 감사 편지를 자발적으로 쓰는 것은 물론, 글씨도 또박또박하고 모든 과목에서 일등을 하는 아이라니,

이 정도면 '엄친아'를 떠나 모든 부모의 로망이지 않겠어요?

이도 잘 닦고, 밥도 잘 먹고, 약도 잘먹고.

이런 제제벨의 이야기를 들은 대통령은 제제벨에게 상을 줍니다.

'착한 어린이 대상'을 말이죠.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공원에 제제벨의 동상을 세워 아이들의 본보기가 되게했지요.

이야기가 여기까지 였다면

뭐, 그런 애가 있나보다. 흥칫뿡. 하면서 아이들이 넘어갔을지도 모르죠.

하지만, 아이들은 분개(?)하면서 제게 이 제제벨이 얼마나 나쁜지 열변을 토하며 말했어요.

제제벨은 다른 아이가 코를 후빈다고 친구를 놀리고, 손가락 빠는 친구에게도 못되게 말하고...

제제벨은 어른들이 주는 상이란 상은 다 받는데, 제제벨 얼굴을 보라면서요. 그러고 보니, 텔레비전 화면 속 제제벨의 얼굴이 심술궂게 보이네요.

상을 받는 제제벨의 입에는 뾰족한 송곳니 두 개가 밖으로 삐져 나와있구요.

늘 어른들에게 칭찬받는 제제벨에게 질투가 나서 그러는 줄 알았습니다.

사실 조금은 - 아니 많이! - 우리아이들도 그런 제제벨의 모습이 되길 바랬구요.

그런데, 아차 싶었죠.

이 책은 아이들의 마음을 잘 아는 토니 로스의 그림책인걸요?

이대로 아이들에게 '어른들이 원하는 모습을 한 어린이가 되어라' 하고 말하는 작가가 아닐텐데...

역시나! 그랬습니다.

아이들이 모두 한 곳으로 뛰어나가며 '제제벨, 도망쳐!'라고 이야기하는데,

제제벨은 규칙과 어떤 상황에서도 '언제나' '바르게'행동해야하는 것을 들먹이며 제 갈길을 고수하죠.

그러다가...!

역시, 제제벨의 모습이 되기 보다 우리의 지금 모습이 좋아! 하는 마음으로

책을 설명하고 이야기하는 아이들의 모습에 픽 하고 웃음이 나면서도,

이 이야기를 보다가, 세월호를 타고있던 그 아이들이 생각이 났습니다.

얼마 전, 벌써 그 참사가 일어난지 6주년이 되었지요.

어른들의 말을 잘 들어야한다, 시키는 대로 하면 돼, 그래야 착한 아이다, 그래야 된다...

그 가르침이 독이 되었던 그 날.

...

규칙은 중요합니다. 예의바르게 행동하게하고 그렇게 행동하는 것도 정말 소중한 것이구요.

본받아야 할 태도 인 것도 분명하지요.

하지만, '언제나' 기계적으로 그렇게 행동하는 것만 능사는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지요.

자신이 칭찬받는 행동을 한다 하더라도 그것을 무기로 다른 사람을 쉽게 판단하거나 정죄하는 것도 옳은 것은 아니구요.

재미있는 그림책이다 하고 봤다가, 작가가 던지는 메시지를 곱씹어 보게 하는 그림책

토니 로스의 [착한 어린이 대상! 제제벨]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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