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무언가를 잃어 본 이가
같은 상황을 만난 이의 마음을 가장 잘 헤아린다는
것
동병상련이라고 할까요.
글 없는 책 [찾습니다]에서는 소녀와 강아지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책은 자신의 강아지를 잃어버린 소녀가 비오는 날 길 잃은 작은
강아지를 집으로 데려와 마음을 주었다가,
그 강아지의 주인이 강아지를 찾는 것을 알고 제 주인을 찾아주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이어서 또 다른 강아지와의 만남으로 여운을 남기고
있구요.
글 없는 책에서는 그림으로 모든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소녀가 비오는 날 강아지를 데려오는 날
그녀의 방에 이미 있던 강아지 침대로 쓰던 바구니와 이름이 붙여진
개밥그릇이 그녀의 과거를 말해주지요.
빨간 공으로 주워온 강아지와 놀아줄 수 없던 것도 그것이 추억의
물건이라는 것을 짐작케하구요.
강아지와의 추억이 있기에 새로운 강아지에게 마음을 주는 것이 더
조심스러웠을지도 모릅니다.
겨우 마음을 열고 자신이 돌봐줄 강아지라고 여겼는데, 주인이 있는
강아지임을 알고 돌려줘야한다는 사실을 거부하고 싶진 않았을까요.
하지만 그럴 수 없었던 것은 자신이 그 잃어버린 이를 찾는 마음을
알기에 기꺼이 그 마음을 접을 수 있었을거에요.
[찾습니다]
잃어버린 강아지를 찾습니다.
소중한 추억을 찾습니다.
행복했던 시간을 찾습니다.
그건, 주인을 잃어버린 강아지의 입장에서도 마찬가지 일거구요.
소녀의 눈 빛 하나, 몸짓 하나
글 없는 책 속 그림의 비중은 글의 무게까지 더해서 더 묵직하게
다가옵니다.
그래서 책 장이 쉽게 넘어가지 않나봅니다.
유기견 센터를 지나가며 소녀와 눈이 마주친 강아지, 그 강아지의
뒷모습이 소녀의 집으로 들어가는 것 같은 마지막 면지의 그림은
그나마 무거웠던 마음에 미소를 드리게 합니다.
서로에게 이전의 어떤 기억도 덮을 만한 행복한 기억이 펼쳐지길
바라면서요.
반려동물을 둔 이들이든 그렇지 않든
소중한 이를 만나고 헤어지고 다시 만나는 일상의 이야기를
떠올리며
소녀의 마음에 자신의 마음을 투영해 볼 수 있는
그림책
글 없는 그림책 [찾습니다]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