짖지 않는 개
신대관 지음 / 노란돼지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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짖지 않는 개

신대관

노란돼지

 
 

짖지 않는 개.

제목을 보고 시끄럽던, 그러나 더이상 목소리를 낼 수 없는 강아지 한 마리가 떠올랐습니다. 아파트에서 같이 살기위해서는 필요악처럼 해야하는 성대수술을 받은 강아지요. 사람들 속에 같이 지내려면 목소리를 내놓아라...왕자 곁으로 가 그의 사랑을 얻고자 자신의 꼬리지느러미를 사람다리로 바꾸고 목소리를 잃은 인어공주가 떠오르면서 이 그림책도 그런 이야기가 아닐까 싶었지요.

그런데 아니었어요.

책 속에 등장하는 강아지 알렉스는 입이 아주 무거운 강아지에요.

어떤 상황에서도 침착하고 조용하지요.

뱀에 물렸을 때도, 도둑이 들었을 때 조차 짖지않아요!

알렉스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걸까요?

왜 짖지 않는걸까요?

아이는 알렉스를 짖게하려고 별별 노력을 다해봅니다.

그럼에도 짖지 않는 개.

보통의 개와 같지 않다고 멀리했지만

알렉스를 친구로 둔 아이는 오래지않아 깨닫지요.

짖지 않아도 알렉스는 대체할 수 없는 자신의 친구라는 것.

알렉스가 짖지 않은 것은 그가 짖고싶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을요.

그리고 자신이 원할 때는 누구보다 먼저 자신의 목소리를 크게 외친다는 것을요.(사실, 마지막 이 사실은 독자인 우리만 아는 이야기 일지도 모르겠네요!)

 
 

이 그림책은

글보다 그림에서 작가가 더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 책이에요.

콜라주 기법으로 유쾌하면서도 흥미진진하게 진행되는 그림 속 이야기를 들여다 보면 글로 듣게되는 이야기보다 훨씬 더 풍성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답니다!

처음에는 글을 따라 책장을 넘겼다가,

다시 책 표지부터 보았더니

아, 작가는 표지부터 모든 것을 다 보여주고 시작했다는게 느껴졌어요!

뜬금없이 병아리들이 그려진게 아니었던거죠!

삼계탕을 앞에두고 알렉스의 동공이 흔들리는 것도 그제서야 눈에 들어왔다는...

(그림책 스포는..여기까지~ 책을 보시면 아~~~하실거에요^^)

책 속에 소개된 그림책 작가에 대한 글을 읽다가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비보이로 살았던 작가. 어떤 계기로 그림책을 내셨을까 하구요.

이 책의 알렉스가 자신이고, 이 이야기를 자신의 허물을 덮어준 친구들에게 들려주고 싶다고 하셨더라구요. 이 책을 읽는 모두가 서로의 허물을 보듬어 주면 좋겠다는 바람과 함께요.

얼마 전 [샘터]에서 비보이로 활동하는 분의 인터뷰를 보아서 그런지, 얼마나 치열한 삶을 사셨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비보이에서 그림책 작가로, 그것도 첫 그림책으로 풀어낸 이야기. 작가 소개를 보면서 허물을 보듬어 주는 친구의 모습을 그림책 속에서 다시 되뇌이게 되었지요.

유쾌하고 발랄한 느낌의 그림 속에서

따뜻한 감동과 함께

그림을 읽어가는 재미를 담은

[짖지 않는 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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