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자들 - 한 난민 소년의 희망 대장정 미래그래픽노블 3
오언 콜퍼.앤드류 던킨 지음, 조반니 리가노 그림, 민지현 옮김 / 밝은미래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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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노블) 불법자들 ILLEGAL

한 난민 소년의 희망 대장정

글 오언 콜퍼, 앤드류 던킨 그림 조반니 리가노 옮김 민지현

밝은미래

 
 

보트피플.

선박을 이용해 해로로 탈출하는 난민을 일컽는 말입니다.

표지에 그려진

배 안에 빈틈없이 채워진 사람들의 모습은 여유있게 유람선을 즐기는 이들과는 확연히 달라보입니다.

난민.

사전에는 이렇게 나와있습니다.

인종, 종교 또는 정치적, 사상적 차이로 인한 박해를 피해 외국이나 다른 지방으로 탈출하는 사람들.

이들을 일컫는 또 다른 표현이 있지요.

불법 체류, 불법 이민

불법자들 ILLEGAL

새로이 정착한 땅에 합법적으로 살기 허락되지않은 이들이란 말이죠.

난민으로 어렵사리 자신의 모국을 떠난 이들이지만 그들이 난민 지위를 얻기는 쉽지 않다고 하던데...

 
 

이 책은 만화로 표현된 소설, 그래픽노블로 아프리카 가나에서부터 유럽으로 가기 원하는

소년 이보와 그의 형, 여러 상황으로 자신의 집을 떠나는 이들의 여정을 담고 있습니다.

 
 

가나에서 니제르 중부도시 아가데즈에서 리비아로, 그리고 목적지인 이탈리아를 향해 가는 여정

첫 장면부터 강렬했지요.

바다에 표류중인 아이들의 모습이었거든요.

정원을 훨씬 초과한 채 허름한 군용보트에 자신의 생을 맡기고 지중해를 건너 이탈리아로 향하는,

뉴스에서 접해봤을 법한 보트피플이었습니다.

이야기는 현재와 과거를 번갈아가며 보여주는 식으로 이보와 그와 함께한 이들이 어떻게 여기까지 이르게 되었는지 보여줍니다.

살길이 막막한 이들.

종교적, 인종적 탄압보다 그들을 더 옥죄어왔던것은 삶을 이어갈 만한 아무런 희망을 발견하지 못한 현실이었습니다.

엄마가 돌아가시고나서 자신들을 돌봐주겠다는 삼촌은 술에 취해 살고있고,

누나는 이미 유럽으로 가겠다고 떠난 상태. 이보의 형도 자신이 모르는 사이 유럽으로 가기위해 가나에서 니제르 아가데즈로 향하는 버스에 올라탔습니다. 자신 홀로 있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든 이보는 형을 찾아 고향을 떠나지요.

노래를 잘 부르는 이보는 그 재능 덕분에 우여곡절끝에 버스를 타고 아가데즈로,

그 넓은 아가데즈에서 다음 행로를 위해 돈을 벌고 있는 형을 만나게 됩니다.

 
 

아프리카에서 유럽으로 가는 난민의 길, 지중해만 건너면 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 전에 죽음의 고비가 또 있었습니다. 이동할 때마다 웃돈을 주고 차편을 구하고 이동수단을 구하는 것도 목숨을 걸고 하는 일이지만

물이 없고 내리쬐는 태양을 견뎌야하고 밤의 추위를 이겨내야하는 사막을 건너는 것, 쉽지 않은 길이었습니다.

콩나물시루같은 트럭에서 사람이 떨어져도 무심하게 트럭을 멈추지 않는 운전자,

약속했던 돈을 받고서도 자신의 상황에 따라 사람을 죽이기도 하고 사막에 버리기도 하는 밀수업자들.

사람의 생명이 이렇게 함부로 다뤄져도 되는 것이었을까요.

살기위해 나선 길인데, 그들을 보는 시선은 그것이 온통 '불법'투성이라 그들의 생명도 하찮게 여겨지는 듯 보였습니다.

 
 

"아들을 꼭 다시 만나고 싶어"

"집을 떠날 수밖에 없었어. 전쟁이 났거든."

"아이들을 행복하게 살게 하고 싶어."

저마다의 이유는 다르지만, 그들이 바라고 기대하는 것은 우리와 별반 다를 바 없습니다.

행복한 삶을 살고 싶은 것. 사랑하는 이들의 삶을 지켜주고 싶은 것 말이죠.

죽음의 사막을 지나고, '합법적인'서류가 없는 이들을 잡기위한 군인과 경찰의 눈을 피하며

밀수업자에게 돈을 주고 유럽으로 가는 배를 타는 것

그것이 끝이 아니었습니다.

적정인원을 훨씬 초과한 배가 잘 도착할지도, 난민이 타고 있는 배를 도착할 나라에서 받아들여 줄지도 미지수였지요.

날씨와 해류, 굶주림과 돌발상황에서 이들의 목숨은 바람앞의 등불이었습니다.

이보의 여정도 그러했습니다.

몇번이나 자신의 목숨을 구해준 형인데... 끝까지 함께 하며 원하던 유럽에서 같이 살아야 했을 형인데...

형은 이보의 목숨을 살리고 자신은 운명을 달리했습니다. 바로 코 앞이 유럽인데, 한 발짝만 더 가면 되는데...

 
 

홀로코스트 생존자이자 노벨상 수상자인 엘리 위젤은 '사람은 불법일 수 없다'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 주변에도 '불법'인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만납니다.

불법 체류자, 불법 이민자, 불법 불법...

엘리 위젤의 말처럼 생명을 두고 '불법'이라 말하는 자체가 모순이라는 것을 지금에야 생각합니다.

우리가 누리고 있는 것을 빼앗는 존재로, 위협을 주는 존재로 여겼기에

법 안에 보호 받는 우리와 그들을 구분하며. 니편 내편 나누듯이 우리가 정한 규칙에 그들을 판단했던 것이죠.

그들의 생명도 나의 목숨처럼 소중한 것인데...

제작년인가요, 우리나라에도 제주도에 난민들이 찾아오면서 크게 이슈화된 적이 있었지요.

유럽이나 다른 나라에 찾아가는 난민들을 왜 그들이 다 적극 수용하지 못할까 담너머 불구경하듯 보고 있다가

정작 우리의 이야기가 되니 멈칫하며 어떻게 하는 게 옳은 것인가,

아니, 옳은 것은 무엇인지 알지만 피해를 입지 않고 우리를 보호하며 어떻게 그들을 도울 것인가에 신경이 곤두섰던 시간들이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 그들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생계를 위해, 전쟁을 피해, 정치적 종교적 탄압을 피해

여러 이유로

자신의 고향을 떠나는 난민들.

특히 아프리카에서 유럽으로 떠나는 이들의 모습을 사실적이면서도 어렵지않게 그래픽노블로 울림을 주는 책

아일랜드 도서상 어린이책 심사 위원 특별상, 2019 그래픽 문학상 최우수상, 2018 아마존 올해의 책

[불법자들]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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