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박노해 사진에세이 1
박노해 지음, 안선재(안토니 수사) 옮김 / 느린걸음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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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One Day _박노해 사진에세이 01

느린걸음

 
 

박노해

처음, 이 이름을 접했을때는 외국인이신줄 알았습니다. 1957년 전남 함평에서 태어나 고흥, 벌교에서 자란 분이신데 말이죠.

'다시 사람만이 희망이다'라는 말과 함께 듣게 된 시인의 이름.

박노해라는 필명이 '박해받는 노동자의 해방'이란 뜻으로 군사독재 정부시대 '얼굴없는 시인'으로 활동하는 저자의 이름이

지금까지 이어진 것이었지요.

이 책은 지난 20여 년간 지도에도 없는 마을을 찾아다니며

고통과 시련 속에서도 자신에게 주어진 하루를 결코 함부로 살지 않는 이들의 일상과,

오늘도 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 그냥 고맙고 눈물나는 그런 하루 하루를 담은 기록이며

동시에 우리가 잃어버린 것은 무엇인지,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자신 안에 이미 있는 빛나는 길을 찾아가기 바라는

저자의 마음을 담은 사진 에세이집입니다.

연두빛 천으로 감싸진 사진 에세이집.

전시장에 직접 가서 보면 좋겠지만, 전시장에서 보는 것 못지않은 그 느낌을 누릴 수 있는 에세집으로 만나보았습니다.

 
 
 

"오늘 하루 얼마나 감동하며 깨달았는가.

얼마나 감사하며 나누었는가. 얼마나 감내하며 사랑했는가.

그리하여 오늘 하루 얼마나 더 나아진 내가 되었는가.

일도 사랑도 혁명도 그 모든 것의 목적은 지금 여기의 하루,

진정한 나로 살아있는 하루, 그토록 애써온 노고와 눈물로 걸어온 날들이

내적 성숙으로 익어 바쳐지는 생의 '하루'가 아니겠는가"

(P.14)

어린시절 스마트폰과 달콤한 것들이 없어도 이른 아침부터 밤 늦은 시간까지 사람과 어떻게 더불어 살아가며

주어진 자연을 누렸던 긴 하루,

옳다고 여긴 것을 표현하였지만 그것때문에 고문을 받고 동료를 고발하라던 그 시절의 긴 하루

타협하지 않고 버텨낸 하루 하루들

갑갑하고 피곤하고 단조로운 일상이라 할지라도, 이 지상에서 나의 하루하루는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고귀하고 신비롭고 장엄한 것이라 저지는 말합니다.

그리고 그런 시선으로 곳곳을 누비며 그의 사진기에 담은 사진과 그 속에 담긴 일상의 이야기들.

 
 
 

흑백 사진과 함께

우리말과 영문으로 표기되어 있는

박노해시인의 에세이.

사족을 붙이기 보다 직접 보고 각자 마음에 울리는 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싶은 마음에

책에 담긴 사진과 글 하나를 옮겨와 담아 봅니다.

 
 

곧 태어날 넷째를 생각하고 있어서인지,

고산지대 소수민족의 한 어머니의 모습에 눈길이 더 머무릅니다.

이 어머니의 말에 놀랍기도 하면서도 격려를 받는 느낌이랄까요.

우리는 자식을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부모의 책임을 먼저 생각하게되는데,

아이를 그대로 바라보며 기대하고 소망하며 바라보는 여유로운 마음이 드러나는 말과 미소덕분에 말이죠.

넷째를 안으면, 저도 이 엄마의 첫번째 말을 할 수 있을까요.

^^

일상이 위대함을 만든다는 말을 요즘 여기 저기에서 듣습니다.

그만큼 매너리즘에 빠져 허투루 보내고 있는 시간에 대해 반성하고 돌아보게 됩니다.

한 해를 마무리 하고, 또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며

오늘을 살며 내일을 희망으로 보는 하루하루

타인의 일상에서 돌아보게되는 오늘 나의 하루

박노해 사진 에세이 [하루]였습니다.

PS)

책과 같은 이름으로, 박노해 시인의 사진전 <하루>展이 열리고 있네요.

2020년 1월 10일 까지 라 카페 갤러리(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10길 28)

(전화 02-379-1975, 오전 11시~오후10시. 월요일 휴관, 경복궁역 3,4번출구에서 도보 5분)

무료로 열리는 전시회이기에, 시간을 내서 들려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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