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없는 색시
경민선 지음, 류지연 그림, 예술무대산 기획 / 고래뱃속 / 2019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손 없는 색시 [고래뱃속 그림책]

예술무대산 기획, 경민선 글, 류지연 그림

고래뱃속

 

손 없는 색시..

처음, 그림책을 받아들고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디서 봤을까...하다가, 공연 제목과 같다는것을 기억해냈지요.

공연을 하는 곳에서는 그림책과 똑 닮은 인형들이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손이 없다니...진짜 우리가 사용하는 '손'을 말하는 것일까..

옆에 함께 있는 할아버지는 누구지?

아련하면서도 서글픈 미소를 띄고 있는 이 여인에게 마음이 끌렸습니다.

자연스레 그림책이 손에 들렸구요.

 
 

이 책은 전쟁의 아픔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이야기였습니다.

먼먼 나라에서 터진 전쟁으로

색시와 색시 뱃속의 아기를 남겨두고 전쟁터로 떠난 남편.

봄, 여름, 가을, 겨울

그 긴긴 기다림 속에 계절은 바뀌고 색시 뱃 속의 아기도 자랐지요.

 
 

꼬박 일년이 지난 겨울, 색시에게 소식을 전한 것은

도 레 미 파 솔 라 시 도

여덟개의 총알이 박힌 색시 남편의 유골이었습니다.

 
 

남편과의 짧았던 행복했던 시절, 긴긴 기다림

그리고 주검으로 돌아온 남편을 보고서

해산할 날이 가까온 색시는 무엇을 할 수 있었을까요.

그 마음은 얼마나 비통했을까요.

그런데, 그 때 색시의 슬픔을 만지던 손이 색시에게서 도망쳐나갑니다.

그 슬픔을 견디지 못했던 것이지요. 피하고 싶은 마음...더이상 그곳에 머물고 싶지 않았던 것일까요.

그렇게 손이 떠나던 날, 봄비가 내리고, 색시의 아기가 태어납니다.

 
 

어? 아기는?

이 할아범이 !

그랬습니다.

색시의 슬픔을 고스란히 듣고 품은 아이는 할아범 아기로 태어났지요.

그런데 참 신기하지요?

아기의 손등에 붉은 점이 있네요. 엄마의 달아난 손에 있던 붉은 점이랑 똑 닮은.

할아범 아기는 손 없는 엄마랑 손을 찾아 길을 떠납니다. 어디로 가야할지도 알고 있네요. 자신의 붉은 점이 이야기해 주었다고..

다시 봄, 여름, 가을, 겨울

길을 걸으며 억울한 일도 당하고 무서운 일도 있었지만

이들이 걷는 길은 지나가야 만 하는 길이었고, 그랬기에 그들이 지나간 자리에는

꽃이피고, 마음이 달래지고, 회복이 일어났습니다.

고통과 슬픔이 싫어, 만지고 싶은 것만 만지고 싶어 달아났던 손도 다시 색시의 손이 되고 싶어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상처가 아문 손은 다시 둘이 합칠 수 없게 만들었지요.

하지만, 자신을 닮은 아이 - 붉은 점이 있는 손을 가진 아이를 구하기 위해서

색시의 떠나갔던 손은 자신을 던집니다.

그리고...

.

.

.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이야기라면

당연히 색시는 색시의 손을 되찾는 것으로 끝나야 할 것같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았네요.

전쟁으로 인한 상처와 슬픔이 어떠한 것인지

사람들 안의 슬픔은 물론 우리가 살고있는 모든 환경에 어떠한 흔적을 남기는지

이전과 똑같을수는 없는 그런 모습을 보게됩니다.

하지만, 다시 봄이오고

꽃이피고, 열매가 맺히고 그렇게 삶을 이어가는 것을 보게 됩니다. 그 삶에는 예상치못했던 기적도 맛보면서요.

[손 없는 색시].

같은 제목의 희곡을 원작으로 하는 이야기

전쟁의 참상을 기억하며 찬찬히 들여다보면 좋을 그림책이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