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100쇄 기념 에디션) - 장영희 에세이
장영희 지음, 정일 그림 / 샘터사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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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_장영희에세이_100쇄 기념에디션

장영희 에세이

샘터




장영희 교수님이 세상을 떠나신지 벌써 10주년이 되었네요.

친구에게 교수님이 쓰신 [축복]을 선물로 준 기억이 엊그제 같은데 말이죠.

꾸미지 않은 글이면서 읽으면 시원하고 잔잔한 감동이 느껴져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글의 저자

서강대 영미어문 전공교수이자 왕성한 집필을 하신, 다리가 불편하셨고, 암 투병을 하면서도 희망과 용기를 주는글을 전해주셨던

장영희 선생님이 2000년 [내 생애 단 한번] 출간 이후 월간 <샘터>에 연재되었던 글을 모은 책입니다.

책의 초판일을 보니, 1판 1쇄가 2009년. 돌아가신 해도 2009년이니 이 책이 마지막 책이셨나봐요.

그런 이 책이 이번에 100쇄 기념 에디션으로 새로운 옷을 입고 다시 세상에 나왔습니다.

눈처럼 하얀 바탕에 봄날 벚꽃을 연상시키는 분홍색 점들이 책 가운데를 중심으로 펼쳐진 모습.

김종삼 시인의 시 '어부'중 한 구절인 '살아온 기적이 살아갈 기적이 된다'를 변용한 제목을 달고 말이죠.



 



이 책은 장영희 교수님의 일상이야기를 담은 수필집입니다.

일상이야기라고 하니 신변잡화적인 느낌인데, 그렇지는 않아요.

미국 뉴욕주립대에서, 강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암 투병을 하면서 겪고 만나고 생각한 이야기들이 담겨

소설보다 더 소설같은, 그런 현실의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그 안에서 공감하고 감동하게 됩니다.

그 중의 한 일화는 이것이에요.

2년간 준비해온 논문이 담긴 트렁크를 도둑맞았을 때의 그 절망감. 며칠간의 무너진 마음을 딛고 다시 일어나

다시 1년을 들여 논문을 완성한 이야기.

이 일화를 이야기하며,

절망과 희망은 늘 가까이에 있다는 것,

넘어져서 주저앉기보다는 차라리 다시 일어나 걷는 것이 편하다는 것을 이야기하는데

그렇게 살아낸 이야기를 들어서 그런지 '맞아 그렇지'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2년 준비한 것을 한 순간에 날렸다면... 몇장의 글로 정리된 이야기로는 사실 그 마음이 다 담기 힘들었을 거에요.

그것을 극복하고 1년을 다시 준비해 완성해서 선생님 스스로도 논문을 완성하는 것은 물론,

다른 이들에게 위로와 격려를 할 수 있는 일화가 되었다는 것. 선생님이란 이런분이구나 하는 생각.

학술적인 단어를 굳이 선택하지 않고도, 일상적이고 소탈하고 '교수님'이라고 생각할 때 고정관념 속에 들어있는 모습을 깨고도

이런 스승이 있어서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글들이었어요.

 



살아온 기적이 살아갈 기적이 된다

사노라면

많은 기쁨이 있다.

김종삼 시인의 시 '어부'중 한구절.

척추암 투병을 마치고 샘터 연재를 재개 할 때 쓴 글에서 이 시가 나오네요.

자신의 삶 전체를 담담하게, 그러면서도 지나치치 않게 표현한 이야기들.

다시 학창시절로 돌아간다면 이런 선생님을 찾아 만나고 배우고 싶은 마음...



 


이 책은 보는 것 자체가 그냥 좋네요.

글도 좋고, 정일 화가님의 그림들도 왜 이 작가님을 화랑계의 '어린왕자'라 부르는지 공감이 되거든요.

샘터에 실린 글들이 일상에서 반짝거리는 소소하지만 울림있는 이야기들이듯

그 글들을 모은 것이라 한번에 다 읽지 않고 마음에 닿는 제목을 보고 이야기 하나씩 읽어도 괜찮은 책이에요.

그렇게 읽다보면 어느새 정독(!)을 하게 되지만요.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장영희 교수님의 에세이 100쇄 기념 에디션

에세이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또 장영희 교수님을 기억하고 다시 그분의 글을 읽고 싶은 분에게,

또 일상의 편안한 글을 읽으며 공감과 위안을 받고 싶은 분에게

권해드리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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