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이면 뭐 어때! 세계숲 그림책 10
댄 야카리노 지음, 유수현 옮김 / 소원나무 / 2019년 2월
평점 :
절판


[소원나무] 거인이면 뭐 어때!

댄 야카리노 지음, 유수현 옮김

소원나무

 
 

환하게 웃는 '거인'여자아이의 표정이, 그저 밝은 이야기인줄 알았습니다.

'뭐 어때!'하고 말하는 아이가 저렇게 웃는 표정을 짓기까지, 어떤 마음이었을지...

입양에 대한 이야기, 남과 다른 자신의 모습을 받아들이는 이야기, 자신과 같은 처지를 지닌 이와 친구가되고

함께 사회에 친구가 되는 이야기를

이렇게 아이들도 쉽게 볼 수 있는 그림책으로 만들다니.

상상속의 나라 이야기인듯 먼 나라 이야기처럼 이야기하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면 우리 사회 안의 이야기.

소개해 드릴게요.

 
 

앞 면지입니다.

우리 사회에 실제로 있는 이야기라고 하면 뭔가 딱딱해보이지요.

하지만, 신기한 동물들과 상상의 모습들로 가득한 곳이라고 하면 더 들여다보고 싶어집니다.

그렇게 이 책은 독자의 시선을 '신비 도시'로 이끕니다.

 
 

그리고, 바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신비 도시에 '테스'라는 이름의 아이가 태어나는데, 입양이되어 새로운 부모님 집에 가게되었다구요.

아.

이렇게 입양이라는 단어가 훅 하고 지나갑니다.

어떤 미화도, 어떤 동정도 없이 사실 그대로를 진술하는데, 첫번째 보았을때는 '입양'이라는 것을 눈치채지 못할정도였지요.

그림만 보았거든요.

그냥, 부모님과 조금 다른 특징을 지녔나 보다 했지요.

 
 

입양된 아이 테스는 부모님과 다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 신비한 도시에는 정말 다양한 종족들이 사는데, 신생아였을때는 그것을 몰랐을 뿐이지요.

테스는 점점 컸습니다. 주변에 있는 모든 이들보다 더 크게요.

맞아요. 테스는 거인이었습니다.

 
 

테스는 자신이 크다는 것을 알고 무척 속상했습니다.

다른 친구들처럼 똑같이 작고 싶었지요.

또래에 어울리는것을 생명처럼 여기는 중학생 즈음의 나이가 되지 않더라도,

어린 아이들이 노는 모습만 보아도 친구와 비슷하게 커간다는것은 스스로에대한 안도감이고 친근감을 느끼는 척도가 됩니다.

놀이터에서 괜히 서로 나이를 묻는게 아니에요.

이름보다 몇살인지 묻고, 형인지 동생인지 위계관계를 확실히 한 뒤에 그에 맞게 노는 아이들..

괜히 몸이 크거나 작으면 위축감이 들기도 하고, 거짓말한것도 아닌데 나이를 속인것 같은 분위기를 만드는데

테스의 숨길 수 없는 존재감은 스스로에게도 - 친구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와 상관없이 - 또 놀이하는데도 고려대상이 되었을거에요.

여기서 잠깐 테스처럼 주목받는 아이들이 떠올랐습니다.

우리 주위의 '거인'처럼 외관상 '다르다'고 느껴지는 아이들.

이번에 입학한 둘째 교실에 얼굴이 까무잡잡한, 아니 까만 아이가 보였습니다. 아버지가 흑인이시라고 하는 그 아이.

한국말도 잘하고 덩치도 또래아이와 비슷한데도 유독 눈이 갔습니다.

교실에 다문화로 불리는 아이들이 보이는건 이제 익숙한 일이지요.

말하지 않아도 입양된 아이도 있을거구요.

정작 아이들끼리는 그것과 상관없이 놀곤 하던데, 선입관과 편견을 심어주는건 '입학식날 피부색이 다르네!'하며 낯설게 보았던

저같은 학부모의 시선이 아니었을까요. 그런 시선 때문에 그 아이도 스스로 자신의 모습에 위축되게하는건 아닐까요...

테스도 친구들과 다른 자신을보며 숨을 곳을 찾습니다.

그리고, 뜻밖에 자신과 같이 숨어있는 친구를 보게 되지요.

그 친구를 도와주게 되고,

함께 자신이 가진 그 모습을 가지고 다른사람을 도울 수 있음을 깨닫고 행동함으로써

새로운 자신을 보게되지요.

 

테스는 환한 달을 보며 생각했어요.

다시는 자신이 너무 크다고 생각하지 않기로요.

사실, 테스는 자신에게 가장 알맞은 크기니까요.

남과 다른 나, 그것은 사실이지요. 하지만 그 모습을 부정적이고 안좋은 쪽으로만 보았던 관점에서

친구가 생기면서, 또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는 '나'라는 사회적 관계속에서의 새로운 '나'를 인식했을때

늘 보았던 자신을 긍정하게 되었습니다.

자신에게 가장 알맞은 크기.

이 말이 뭉클해집니다.

'하느님은 쓸모없는것은 만들지 않으셨다'는 강아지똥 권정생 선생님 말이 다시 생각나는 순간입니다.

새학기.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고 비슷하면서도 각기 다른 자신을 인식하는 이 때

서로가 서로를 도와줄 수 있는 '친구'로 받아들이고 인정할 때

자신의 정체성도 바르게 세워지지 않을까요.

우리는 사회속에서 함께 살아가는 존재니까요.

이제껏, 자존감과 자신에 대한 정체성을 개인의 인식의 변화에만 초점을 맞춰왔었는데

친구와 사회에 도움을 주는 관계 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받아들이고 스스로를 세워갈 수 있음을 보게한 그림책

[거인이면 뭐 어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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