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갑자기 외계인을 맞닥들인다면 어떤느낌일까요?
그리고, 그 외계인이 우리가 보는 TV프로그램을 좋아하고,
최첨단 기술을 가진듯 하지만 뭔가 엉성하고 어리숙한 모습까지 보인다면?
외계생물이 등장하는 동화 '초록 양'을 읽어보았습니다.
눈치채셨겠지만, 네, 보통의 하얀 양이 아닌 '초록'색을 띄는 양이 바로 외계생명체이죠.
외계인이라면 ET나 혹성탈출에서 만나는 그런 형상이 떠오르는데,
여기서는 초원의 양의 모습을 해서 들키지 않고 잠입하려던 정찰병외계인이 기계의 오작동으로 초록 양이 되는 이야기로 나와요.
우리에게 익숙한 어리숙한 도깨비를 보는듯한 느낌이랄까요?
이렇다할 성과(?)를 내는 것도 아닌, 주인공 남자아이 '톰'에게 자신의 안전을 맡겨야 하는 초록 양.
게다가 잠이들면 1번양이 두배로 늘어나는 - 늘어나는 양은 첫번째 양의 속성 하나씩을 가지고 늘어나네요 - 신기한 양
뭔가 잘못된 것을 알아차리고 우주선을 타고 돌아가려하지만, 연락을 취할 방법도 없네요.
톰은 외계생명체를 찾아 잡으려는 이들의 눈을 피해 점점 늘어나는 - 잠이 들면 2배로 늘어나는 - 이 양들을
원래 자리로 돌아가게 도와주는데요, 과연 이 작전이 잘 이루어질지!
각기 다른 양들이 가진 독특성이 드러나는 부분도 재미있고, 이들이 벌이는 이야기들도 재미있지만
책을 읽으면서 이 책은 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초록 양'들에 대한 이야기라기보다
톰이 아빠와 함께하고 싶은 마음,
지금처럼 바쁘고 분주한 아빠가 아닌
같이 카프펠고지대에 가서 독수리들이 둥지를 튼 모습을 함께 볼 아빠를 되찾고 싶은 마음이 내내 보였습니다.
사실, 처음 이 초록양을 만나게 된 것도 바쁜 아빠의 일정때문에 가족여행 계획이 틀어지면서 화가난 마음에 밖으로 나와서 만나게 된것이었지요.
하지만, 양들을 숨겨주고 이동해가는 모든 장소와 여정이
아빠와의 추억이 깃든 곳이었다는 사실..
그다지 큰 목적이 없어보이는 '초록 양'이 왜 지구에 왔을까 되짚어본다면,
결론적으로 톰과 아빠의 관계를 회복시키기위한 적절한 수단이 되지 않았나 싶어요.
(아빠가 바빴던 것도 이 '초록 양'과 무관하지 않았으니까요.
나중에 아빠는 일로 분주한 삶보다 가족과 함께하는 것에 마음이 기울어지게 되지요!)
'애매 애매' 하고 울고, 드라마 '미스터리 마을'의 왕팬인
자고나면 자신의 몸이 복제되어 두배수가 되는 신기한 '초록 양'
초록 양이 벌이는 이야기들로, 또 톰과 아빠의 부딪히는 상황들을 보며
일상이야기이면서 또 독특한 에피소드들 가운데 정말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게되는 동화
[초록 양]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