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덩이학교 책가방 속 그림책
김태호 지음 / 계수나무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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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수나무] 엉덩이 학교

 

김태호 글, 그림

계수나무

 
 

"엉덩이 학교 책 왔다~!"

막내가 이 말을 듣고는 형아책이냐고 묻네요.

형아들이 보는 엉덩이 탐정이랑 제목이 비슷하니 더욱 그랬나봅니다.

아니라고, '엉덩이 학교'라고 하니, 자기 책인줄 알고는 두 팔로 꼭 안네요.

그렇게 책을 잡은 막내와 함께 책을 살펴보았습니다.

먼저, 표지부터.

처음에는 주인공인 '엉덩이'보다 '누구의'엉덩이인가가 더 궁금하더라구요.

그래서, 누구지? 했더니

토끼 엉덩이라고 합니다.

거울이 없이는 자신의 엉덩이를 스스로 볼 수 없기 때문일까요,

그림책 한 가운데 엉덩이가 커다랗게 중심에 그려져 있는데도

엉덩이가 보이는 건 책 속 내용을 들여다 보고 나서였습니다.

 
 

정말 엉덩이들이 학교로 갑니다!

엉덩이 학교로 말이지요.

그제야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엉덩이들의 얼굴이요^^

체크무늬머리띠를 한 동그랗고 네모난 단추 눈을 가진 웃고있는 엉덩이도 보이고,

프릴장식 머리장식에 예쁜 눈웃음을 가진 엉덩이도 보이고,

단추 포켓 눈을 가진 엉덩이,

줄무늬 막대사탕같이 생긴 엉덩이도 보입니다.

여기서는 엉덩이를 본다고 이상하게 여길 필요가 없어요. 엉덩이가 얼굴이니까요^^

 
 

9반 반구선생님^^

반구선생님의 방구인사는 국민체조같습니다.

힙!마시고, 푸우!내쉬고, 엉덩, 딩덩, 부르르, 뿌웅!

 
 

모두가 똑같이 익히고 똑같은 형태를 반복해야 했던 국민체조처럼

예외는 없습니다.

방구는 '뿌웅'뿐! (방귀가 표준어이지만, 이 책에서는 방귀의 방언 '방구'를 사용합니다.)

단호한 반구선생님의 말씀에 친구들은 모두 뿡!뿡! 방귀를 뀌기 시작합니다.

똑같은 모습, 똑같은 소리, 똑같은...

그래서, 책에서는 무채색 방구만 가득합니다.

모두 똑같으니까요.

구별할 필요가 없으니까요.

오히려 다르면 아니라고 지목받으니까요.

그런데, 그 수업을 통과 할 수 없던 친구가 있다면?

뿌웅~소리를 내지 못내는 친구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요?

. . .

 
 

엉덩이 학교 선생님의 밝은 표정과 함께 총 천연색의 '오도당' 소리가 퍼지는 걸 보니 결론은 해피엔딩으로 보입니다!

똑같은 모습이 아니면 허용되지 않던 학교

통제하기 쉽고 사회와 전체에 적응해나가는 평범한 이들을 양성해나가는 것이 목적인 학교

창의성과 개별 학생의 잠재력을 개발해 간다고 하지만, 사실 우리가 추구했던것은

남들과 같이 그 평범함을 더욱 잘 수행해나가는 것은 아니었을까요.

똑같은 '방구수업'을 받더라도, 각자가 소화하는 만큼 제각각의 다양한 모습으로 나 올 수 있다는 것을

이 책에서 보게됩니다.

아이가 이 방구들을 보며 폭죽같다고 하네요.

맞네요.

같은 곳에서 하늘을 향해 쏘아 올려도 들어있는 금속의 성분에 따라 각기 다른 색과 모양을 뽐내듯

우리 아이들 안에 들어있는 다양한 모습들이

질서안에서 각기 다양함을 드러낸다면 그 조화로움은 얼마나 더 아름다운 것이 될까요.

'방구'이야기만 나와도 킥킥대는 아이들에게

'쟤는 나랑 달라서 싫어'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저마다의 독특함이 있고 함께 어울릴 때 더욱 아름답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이야기해줄 수 있는 책.

한바탕 재미나게 웃으며 볼 수 있었던 책 [엉덩이 학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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