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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정원, 고양이가 있어 좋은 날
이시이 모모코 지음, 이소담 옮김 / 샘터사 / 2018년 11월
평점 :
책과 정원,
고양이가 있어 좋은 날
이시이 모모코 지음, 이소담 옮김
샘터

책과 정원, 고양이가 있어 좋은 날.
제목을 보고, 어느 볕잘드는
카페에서
여유롭게 책을 읽는 풍경을 떠올렸지요.
그런데, 카페라 여긴 곳이 작가님 집이었고 그곳에서의 일상 이야기였네요.
이
책을 통해, 이시이 모모코 작가의 일상을 들여다보면서,
전 후 일본의 모습을 살짝 들여다 볼 수 있었습니다.
전쟁이후 일상을
살아가는 가운데 친구가 세상을 떠나자 그 집을 물려받게 되었고, 덤불이 가득한 그 집 터를 사게되면서
도쿄의 70평이나 되는 정원이 있는
집을 가지게 된 작가님.
자신의 집을 찾아온 고양이와 함께 지내게되고,
개에 대해 호의적인 글을 쓴 것이 계기가 되어 수컷 콜리
'듀크'도 함께 하게 되구요.

일상이라는 것.
역사의 한 흐름 속에 분명히 그 삶에도 시대의
흔적이 남아있겠지만, 우리가 소소하게 생각하고 각자가 행복으로 누리는것은
어쩌면 크게 다르지않다는 생각이듭니다.
사실, 앞 부분에
전쟁 이후 시간이라는 이야기가 잠깐 나오지만, 이것보다는 사람사는 일상의 이야기로 이어져 갑니다.
오히려 독자인 내가 더 전쟁이라는 시간에
멈춰 의미를 두려는것 처럼 느껴졌지요. 그만큼 이 책에서는 전쟁이후임에도 그 언저리의 느낌보다는 지금 현대의 느낌이랄까요, 그런 일상이 더
느껴집니다.
책을 쓰고 번역도 하기에 작가에게 책을 권해달라는 질문을 종종받곤 하나봅니다.
그런 작가의 말 하나가 마음에
들어왔습니다.
나와 파장이 잘 맞는 친구, 파장이 잘 맞는 책을 발견할
때의 기쁨이 또 각별하다
눈에 흔히 보이는 것은 소중히 여기지 않는 습성.
책도 마치
소모품처럼 되어간다는 작가의 말.
그래서 읽고 또 읽어도 가슴에 조금도 남지 않는다..읽은 다음 날 이면 잊어버린다.
책이 그런 것이
되어 슬프다...라고 말하는 중에
파장이 잘 맞는 책이야기를 꺼낸것이죠.
넘쳐나는 책으로 읽어도 다음날이면 잊어버리는 현실..남의
이야기가 아닌거같아 뜨끔했지요.
파장이 맞는 책을 발견하는 건
내 삶속에 흔적을 남기며 진폭을 넓히는거 같아요.
그런 책이
내게도 많이 찾아오기를.

지난 추억들을 하나하나 떠올리며 글을 써내려가는 작가의
기억속에
크리스마스 기억도 담겨있었습니다.
오늘이 마침 크리스마스여서 그런지
'고요한밤 거룩한밤'이 들리는 풍경,
서로를
위해 준비한 선물을 주고 받는 모습이
더 아름답게 느껴졌습니다.
오랫동안 함께한 고양이가 죽고
작가님도 어느덧 팔십이
훌쩍지나고..
2008년, 101세의 나이로 고인이 되셨지만
그녀가 남긴 글을 통해
소중하고 마음에 남는 것은
평범하고
소소한 일상이었구나 다시 보게된 책
[책과 정원, 고양이가 있어 좋은 날]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