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바다
김미영 지음 / 고래뱃속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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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뱃속] 보리바다

김미영 글 그림
고래뱃속

 


눈치 챗어야 했습니다.

속표지 제목위로 할머니가 나무 그늘에 앉아
저 멀리 누군가를 기다리고 계신모습,
책을 다 읽고 다시 넘기면서야 눈에 들어왔습니다.

 
 

글이 절제된 그림책일 수 록
작가가 그림으로 이야기하고픈 것이 더 많다는 걸
다시금 보게됩니다.

 
 

보리바다.
눈으로는 보리 '바다'라고 읽어놓고 머릿속에는
보리피리, 보릿고개를 떠올립니다.
보릿고개를 경험한적 없는 세대에,
보리라면 청보리밭을 사진으로만 본 우리이기에
보리밭, 사실은 조금 생소합니다.
하지만, 할머니 세대는 그렇지 않으시겠지요.
가을에 수확한 양식이 떨어지고 보리는 미처 여물지 않은 시기를 보릿고개라하며 모두가 공감한 시기를 지내오셨으니까요.


 


보리가 익기만을 기다리던 그 힘든시기를 보내면서도
보리밭은 아이들의 놀이터가 되고 상상의 배경이 되었지요.
학교와 마을 사이의 보리밭,
분이에게도 그러한 장소였습니다.

분이가 숨바꼭질하며 친구들을 찾는 사이
보리밭은 출렁이기 시작하고
분이의 보리피리 소리에 고래들이 춤을 추기 시작합니다.

 
 

고래랑 놀며 보리밭에서 멀어지고 있을 때,
분이를 부르는 목소리.

 
 

...
그랬었군요..
분이..할머니 셨어요.
손녀가 (할머니의 딸일까요?) 할머니를 부르는 소리에, 고래등을 타고 놀던 소녀는 머리가 희끗한 할머니로 돌아옵니다.
그때도 분홍 저고리를 입고 계셨는데, 지금도 분홍 블라우스가 잘 어울리시는 분이 할머니.

할머니와 똑닮은 손녀가(혹은 딸..) 함께 걸어가는 청보리밭
시간은 지나고, 보리도 그때의 그 보리는 아닐텐데도
그 모습 그대로를 지닌 보리밭 앞에서 할머니는 아이가 됩니다.
그 때 숨바꼭질하며 보리피리불던 소녀 분이로 말이죠.

잔잔한 바람이 살랑살랑 보리밭에 불어오면
시원하게 보리 부대끼는 소리가 들릴것만 같은 그림책
분이와 같이 놀지는 못했지만, 분이 할머니와 그 길을 거닐고 싶게만드는 그림책
[보리바다]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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