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일상은 안녕한가요 - 그저 좋아서 떠났던 여행의 모든 순간
안혜연 지음 / 상상출판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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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출판] 당신의 일상은 안녕한가요

글과 사진 안혜연
상상출판

 

그저 좋아서 떠났던 여행의 모든 순간

여행은 꼭 무언가를 보러 가는 게 아니니까..라고 말하는 작가의 여유로움이 쿵 하고 마음에 다가왔습니다.
여행이 무언가를 보러가는게 아니라니...
여행을 배운것을 확인하고 누군가에게 알려주기 위한'답사'의 개념으로 다닌 저에게는
당연한 이 이야기가 낯설게 다가왔습니다.
이제는 그러지 않아도되는데 말이죠.

떠나지 못함은 포기하지 못해서 라는 작가의 말에, 아.그렇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 내가 쥐고있는 것들을 놓칠까하는 조바심, 이후에 대한 염려...그 모든것들을 포기하지못해 움직이지못하구나.
눈에 보이는 것들 뿐 아니라, 내 생각속에만 있는 두려움을 놓지못해서 떠나지못하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

'당신의 일상은 안녕한가요'
덤덤하게 질문을 던지며
여행작가로 사는 저자의 일상을 담담하게 풀어놓습니다.
여행기라고 하면 정한 일정을 따라가는 기행문으로 접했는데
이 책은
저자의 기억속의 이곳 저곳을 소환해서
마치 커피한잔을 앞에두고, 따뜻한 풍경을 배경으로
하나 하나 이야기보따리를
과하지않지만 계속 듣고싶게 풀어놓는것만 같았지요.
취조를 하는건 아니지만
이야기를 하다보면 어디를 다녀왔는지, 어떤감정을 느꼈고, 이곳을 간다면 이렇게하는게 좋고
작가로 살아간다면 ㅡ가장현실적인 이야기ㅡ 그 생활은 어떤지에 대한 것까지
자연스레 들을 수 있었어요.

 

바쁘게 새로운 것을 찾아 걸음을 옮겨야 하는 일정도 분명히 있겠지만
가족과 함께 여행에서 함께하는 집밥이야기가 뭉클하게 다가왔어요.
살짝 조심스레 들려주는 엄마이야기..여행을 가서 세모녀가 세끼를 함께하며 지낸 이야기..
언젠가 우리 자매들도 엄마랑 보낸 하루일정이 기억났어요. 낯선곳에서 더욱 가까워지는 것이 여행의 묘미.
일상을 더 소중하게 느끼게해주는 것이 여행이 아닐까요.

작가라는 직업의 환상을 깨뜨리게 해주는 글들도 있음에도
여행작가라는 직업을 부러운 눈으로 보게되었습니다.
내 나이또래(?!)의 작가님이신듯한데
지금 나는 떠나는데 포기하지 못하는것들이 너무 많은 탓일까요..
출국도장이 마지막으로 찍혔던게 언제던가 구석에 고이 모셔둔 여권을 머릿속으로 펼쳐봅니다.

여행지에서도 지금 여기에서도 변하지 않는건
지금 이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이겠지요.
떠날 수 있을때 후회하지 않도록
지금을 살아가자
지금당장은 작가님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걸로 잠시 쉼을 누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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