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필요한 날 울퉁불퉁 어린이 감성 동화 3
스테인 무카스 지음, 수자너 디더런 그림, 최진영 옮김 / 분홍고래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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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고래] 친구가 필요한 날
울퉁불퉁 어린이 감성동화03

스테인 무카스 글, 수자너 디더런 그림, 최진영 옮김
분홍고래

 

비슷한 이가 친구가 되는 것은 흔히 봅니다.
끼리끼리 논다고하지요?
그런데 외모도 그렇고 겉보기엔 전혀 어울릴것 같지 않은 이들이 친구가 되어 우정을 나누는 경우도 만나게됩니다.
그들이 친구가 된것은 겉모양이 아닌, 마음을 주고받는 관계가 되었기 때문이죠.
여기, 곰이와 벌이 처럼말이죠.

 
 

동화책이지만 결코 적은분량은 아닙니다.
하지만 짧은 에피소드들이 촘촘히 채워져있어서
한 이야기씩 읽다보면 아이들을 위한 동화책이라기보다 어른들을 위한 글인것 같이 느껴집니다.
요즘 많이 읽혀지는 [곰돌이 푸]이야기 같다고 할까요.

뜬금없이 이야기를 꺼내는 곰이의 질문에
빈정거리며 답하는 것이 아니라, 진지하게 답해주는 벌이.
에피소드 하나를 소개하자면, 자신이 꿀단지가 되면 자신의 몸에 꿀이 가득할지 고민하는 곰이에게
벌이는 이렇게 대답해줍니다.
" 곰이야, 잘 들어봐. 네가 꿀이 꼭 들어가야 하는 단지라고 생각해보자.
그리고 네가 하는 일, 네가 잘 할 수 있는 일, 그게 바로 꿀이지.
곰이 넌 낚시를 잘하지? 낚시가 바로 그 꿀단지의 꿀이야. 너의 꿀단지에는 꿀이 있을 거야."
곰이의 시덥잖은(?)질문에 이렇게 훌륭한 답이 나오다니...
읽으면서 다시 보고 또 봤네요.
철학적으로 사고한다는 것은 이런것이 아닐까요.
상대를 존중하는 마음으로 어느 말도 허투루여기지 않고 함께 생각하고 더 깊은데로 나아가도록 도와주는것.

 
 

벌이가 잘 할 수 없는 '수영'에 대해서, 곰이는 자신이 물 속에서 수영할 때
벌이가 수영의 기분을 느끼도록 자기 몸 위에 올라오도록 합니다.
하지만 감동적인 부분은 그 다음이었습니다.

"곰이야?"
"응?"
"넌 내가 꼭 수영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하니?"
"아니, 그렇지 않아."
"아, 너와 같이 있으니까 기분이 훨씬 나아지는 것 같아." 벌이가 안도의 한숨을 쉬었어요.
곰이는 달이 뜰 때까지 몇 바퀴를 더 돌았어요.

상대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나처럼 되라고 강요하지 않아요.
대신, 내가 누리고 느끼는 것을 경험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네요.

이들의 대화에는 '어디서 왔을까?', '우리는 어디로 갈까?' '내가 떠난다면'이라는 존재론적 질문도 들어있어요.
곰과 벌의 입장에서 그 답을 생각하고 찾는 이들의 대화안에서
생의 기쁨과 감격, 그리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는 단순함까지 볼 수 있어요.

매일 만나는 친구나 가족간에 이렇게 많은 대화가 오고갈 수 있을까,
한번이라도 지나가는 말처럼 내뱉는 그 말에
곰이와 별이처럼 진지하게 들어주고 답해주며 대화한 적이 언제였던가 생각하게 되었어요.
둘이서 일상을 살며 주고 받는 대화인데, 별로 나눌 이야기가 없어보이는데
170여 페이지의 책 한권을 가득 메울 정도로 다양한 이야기가 넘쳐났거든요!
아마, 책 분량을 더 늘이라고 해도 나올 이야기가 더 많을거 같아요.

서로를 생각하고 위해주며
항상 따뜻하고 행복한 상황만 있는것은 아니지만
그 때도 함께이기에 든든한 곰이와 벌이 이야기.
친구가 있어 참 행복하다는 생각을 들게 해줄 책 [친구가 필요한 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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